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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15억불 美달러화 외평채 발행 성공.. SRI채권 첫 선

이진철 기자I 2019.06.13 08:40:19

녹색지속가능채권 5년물 5억불·일반채권 10년물 10억불
세계 최초 정부발행 지속가능채권 발행.. 투자자 몰려
발행금리 역대 최저수준..기업 외화차입 비용 낮아질 듯

발행된 녹색·지속가능채권 구조. 발행된 5억달러는 한국투자공사(KIC)에 위탁한 후 KIC에서 해외 친환경 및 친사회적 사업에 투자. 기재부 제공
[세종=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정부가 15억 달러 규모 미국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이번 외평채에는 처음으로 녹색 및 지속가능 채권이 포함됐다.

기획재정부는 12일(현지시간) 뉴욕 현지에서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Green and Sustainability Bond) 5년 만기 5억달러와 일반채권 10년 만기 10억달러의 두 종류(dual tranche)로 나누어 성공적으로 외평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은 발행자금이 친환경 또는 사회가치 창출 사업에 사용되는 사회적 책임투자(socially responsible Investment) 채권의 하나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지난 4월 만기 상환한 15억달러에 대한 차환을 위해 발행됐다. 정부는 2017년(10년 만기 10억달러), 2018년(10년 만기 5억달러, 30년 만기 5억 달러)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외평채를 발행했으며, 올해 발행한도 15억달러를 전액 발행했다.

정부는 이번에 처음으로 외평채를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형태로 발행했다.

기재부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환경·사회적 가치 제고 등 사회적 채임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사회적 책임투자(SRI) 채권 발행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 분야에서 한국의 기여를 제고하고, 국내 금융기관·기업들에게 벤치마크를 제공하기 위해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외국 정부가 발행한 사회적 책임투자 채권은 모두 녹색채권으로 발행된 데 비해 이번에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는 세계 최초의 정부발행 지속가능채권으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SRI채권은 녹색채권(Green Bond)에서 시작돼 최근 사회적 채권(Social Bond),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으로 확대·발전하는 추세다.

이번 외평채의 발행금리와 가산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5년, 10년 모두 기존 달러화 표시 외평채 최저금리(2017년 외평채 2.871%) 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행됐다. 발행금리(동일만기 미 국채금리+가산금리)는 발행자의 신용등급이 높을수록 낮고,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높다.

이번에 발행한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5년물의 경우 우리나라(S&P기준 AA) 보다 신용등급이 높은 홍콩(S&P기준 AA+)이 최근 발행한 그린본드 가산금리(5월22일 32.5bp) 보다 2.5bp(1bp=0.01%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10년물의 경우 10년물 역대최저 가산금리(2017년 55bp)와 동일한 수준이다.

두 종류 외평채 모두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유통되는 동일 잔존만기 기존 외평채 금리 보다 낮은 수준에서 발행됐다. 기재부는 “통상적으로 신규 발행채권시 투자자들이 유통금리 대비 추가금리(new issue premium)를 요구하지만 이번 외평채의 경우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별도의 추가금리 없이 발행됐다”고 전했다.

이번 외평채는 ‘녹색 및 지속가능채권’ 발행을 통해 투자자 기반도 확대했다. 당초 정부는 10억달러 외평채 발행을 예정했으나, 투자자 주문이 6배(60억달러) 이상으로 집중되면서 발행규모를 최종 15억달러까지 확대하고 금리도 최초 제시금리에서 20~25bp 축소할 수 있었다.

전반적인 투자자 구성도 매우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우량 투자자로 평가되는 중앙은행·국부펀드 비중이 작년 16.5%에서 올해 49%로 확대됐다. 지역별 투자자 비중은 적년 미국(49%), 아시아(39%), 유럽(12%)에서 올해는 미국(18%), 아시아(57%), 유럽(25%)로 달라졌다. 이는 지속가능채권 발행으로 지속가능 분야 전문투자자를 중심의 유럽계 투자자 비중이 확대되는 등 투자자 저변도 확대됐다는 평가다.

기재부는 “이번 외평채는 최근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국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해외투자자들의 한국경제에 대한 굳건한 신뢰를 재확인했다는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런던·뉴욕에서 진행된 로드쇼에서 대다수 해외투자자들은 최근 일부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 대외·재정건전성 등 한국경제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조하다고 평가했다”면서 “정부는 금번 외평채 발행을 통해 외환보유액을 확충함으로써 향후 대외충격에 대한 대응여력을 유지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외평채의 성공적 발행을 토대로 국내기업들의 원활한 해외차입이 예상되며, 우리경제 전반의 외화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외평채 금리는 민간 부문 외화채권의 준거금리(benchmark)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이번 외평채 금리 하락으로 우리 기업·금융기관들의 외화 차입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재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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