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새해 벽두부터 환율 악재를 만난 현대차(005380)와 기아차(000270)의 주가가 맥을 못 추고 있다. 청마(靑馬)처럼 달리긴커녕 뒷걸음질치기에 바쁘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3일 전일 대비 0.22%(500원) 내린 22만 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주식시장이 개장되고 이틀만에 5.29%가 빠진 것이다. 기아차 주가도 같은 기간 6.06% 내렸다.
원화 강세, 엔화 약세를 만난 주식 시장은 대형주, 수출주의 수난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제조업체의 대표 주자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맞은 충격은 컸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목표 생산량 786만대보다 더 많은 생산 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지만, 성장성의 한계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는 부정적인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강상민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0년을 정점으로 시작된 성장률 둔화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올해 현대·기아차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아쉽고 불편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환율 악재와 함께 또 한 번의 고비는 지난해 4분기 실적 이슈다. 증권가에선 현대·기아차의 4분기 실적이 전분기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01년 이후 4분기 실적이 3분기보다 높은 적은 없었다”며 “4분기엔 성과급 등 비용으로 나갈 돈이 많기 때문인데 이 같은 실적 우려로 시장에선 자동차 업종 이외의 다른 투자처를 찾아볼 듯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현재 1055.20원에 마감했다. 전일대비 소폭 오르긴 했지만, 1050원대에서 머물러 있어 수출주에는 긍정적인 환경은 못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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