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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라이나생명 등 일부 외국계 생보사들이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에 출연 중단을 검토 중이다. 자체적으로 사회공헌재단이 있어 생보사회재단에 따로 출연할 필요가 없다는 이유다. 생보업계는 2007년 생명보험사를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상장을 통해 생기는 차익을 나누지 않는 대신 사회공헌재단을 설립, 20년간 1조 5000억원을 출연해 공동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은 국내에서 보험영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기면서도 사회공헌 기부금액은 적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생보협회가 공시한 2012회계연도 4분기(2013년 1월~3월) 당기순이익 대비 사회공헌 기부액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영업 중인 외국계 생보사 모두 비율이 1%에도 못 미쳤다. 푸르덴셜생명이 0.73%로 가장 높았고, BNP파리바카디프생명 0.69%, 라이나생명 0.56%, AIA생명 0.24%, ING생명 0.17%, PCA생명 0.16% 순으로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032830) 5.74%, 한화생명(088350) 3.11% 교보생명 3.12% 등을 국내 생보사들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배당금 대비 사회공헌금액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국내 생보사들의 대부분은 10%를 넘겼지만 외국계 생보사들은 0~2% 수준에 그쳤다.
외국계 생보사들은 이와관련, 사회공헌 활동을 단순히 수치로만 평가하기가 어려운 만큼 다른 시각으로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자체적으로 사회공헌재단을 설립해 수치화하기 어려운 여러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 공시 내용과 상황이 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에서 정해준 사회공헌활동 공시 기준 항목과 우리 회사가 진행하는 사회공헌 활동이 매치가 안 되는 부분이 꽤 있다”며 “단순히 수치를 높이기 위해 기존에 오랫동안 해왔던 사회공헌 활동을 바꾸기도 어려워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현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애초에 비정형적이고 비계량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수치화해 보험사별로 줄을 세운다는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공헌 공시 기준에 맞추다 보면 회사 특성에 맞춰 계획했던 사회공헌 취지와도 동떨어진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외국계 생보사 관계자는 “사회공헌활동 자체가 자발적이어야 하는데, 회사 간 비교가 되다 보니 직원들에게 강요하는 등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실적 올리기에 급급하다 보면 진정한 의미의 사회공헌 활동을 등한시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당국은 보험사들의 사회공헌 활동을 독려하기 위해 2012년 3분기(2012년 10월~2012년 12월)부터 사회공헌 실적을 보험협회 경영공시에 포함하도록 지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