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삼성전자의 성장성 우려에서 비롯된 스마트폰 부품주 패닉현상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부 부품업체가 견조한 실적을 발표하면서 무차별적인 매도 공세는 완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하반기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 위주로 저가 매수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연성인쇄회로기판(FPCB) 생산업체인 인터플렉스는 올 2분기 영업이익 211억원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79% 급증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흑자다. 같은 기간 매출은 2503억원으로 98% 늘었다. 인터플렉스 주가는 실적을 공개한 11일 11%나 올랐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 부진 우려가 극에 달했던 지난 6월 한달간 인터플렉스 주가는 20%나 급락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S4’ 생산량이 5월에 정점을 찍고 계속 감소하면서 부품 주문량이 줄고, 단가 인하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다.
인터플렉스는 이 와중에 최대 실적으로 우려를 잠재웠다. 앞으로 전망도 밝다.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나란히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어 신제품 출시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조우형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엔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3와 애플의 신규 아이폰 출시가 예정돼 있다”면서 “인터플렉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17%, 12%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부품 대장주로 꼽히는 파트론도 양호한 2분기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파트론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931억원과 35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8%, 73%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스마트폰 부품주의 주가는 실적이 좌우할 것”이라며 “2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스마트폰 부품주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활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 스마트폰 부품주가 양호한 실적을 달성하면서 부정적인 투자심리도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전문가들도 단가인하 압력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출시하면 주문량이 다시 늘어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부품 업체를 방문한 결과 단가 인하 강도는 과거와 유사한 수준”이라며 “주요 부품들의 단가 인하 폭은 4~5%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롱텀에볼루션(LTE)폰의 빠른 성장도 삼성전자와 부품업체 실적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LTE폰 판매가 늘어나면서 고가 스마트폰 시장 비중이 급격하게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기준으로 글로벌 LTE폰 수요가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9.3%에 불과했다”며 “앞으로 LTE폰의 판매 비중이 대폭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