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침체로 몸값이 비싼 대형 아파트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형 아파트와의 가격 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특히 대형 아파트값 하락이 가파른 강남지역에서 이런 추세가 뚜렷하다.
17일 국토해양부 아파트 실거래가격 정보에 따르면 강남 대치동 개포우성1차의 전용 127㎡(44평)와 전용 84㎡(30평) 간의 가격 차가 1년 새 6억3500만원에서 3억1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두 평형 모두 지난 1년간 집값이 내렸지만 대형 평형 집값이 더 많이 떨어지면서 가격 차가 확연히 좁혀진 것이다.
2011년 4분기 평균 16억8000만원에 거래되던 이 아파트 전용 127㎡는 지난해 8월 12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대략 4억원 가량 하락한 것이다. 반면 같은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4분기 1년 전보다 8000만원 가량 하락한 평균 9억77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도곡동에 있는 도곡렉슬은 전용 120㎡(43평)와 전용 84㎡(33평)간 가격 차가 1년 새 2억5500만원에서 1억1900만원으로 줄었다. 가격 차가 무려 1억3600만원 줄어든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 아파트 전용 120㎡ 평균 시세는 2012년 1월 16억2500만원에서 현재 13억7000만원으로 2억6000만원 가량 하락해 전 평형 중 하락폭이 가장 크다.
서울 도봉·강북 등 변두리 지역도 대형아파트 값이 많이 내리면서 중형과 대형간 가격 차가 1년 전보다 많이 줄었다. 대표적인 곳이 도봉구 창동의 북한산I-PARK로 전용 119㎡와 전용 84㎡간 가격 차가 1억89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절반 줄었다. 30평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40평으로 갈아탈 때 1년 전엔 거의 2억원 가까운 돈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추가로 9000만원만 내면 되는 셈이다.
대형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크다 보니 소형 아파트와의 가격 차도 점점 작아지고 있다.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위 20% 평균값은 9억964만원으로 연초보다 11% 떨어졌다. 반면 서울 아파트 가격 하위 20%의 평균값은 2억3193만원으로 작년 1월에 비해 4% 떨어지는데 그쳤다. 이 차이는 국민은행이 조사를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유례없는 부동산 침체로 중대형 아파트값이 큰 폭으로 내리면서 대형과 중형·소형 간 격차가 많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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