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6년09월07일 17시23분에 마켓인 프리미엄 콘텐츠로 선공개 되었습니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지 기자] 비상장기업이 직접 투자자 지분을 사들이며 중간 회수 기회를 열어주는 사례가 글로벌 벤처투자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은 기존 투자자가 보유 지분을 다른 투자자에게 넘기는 세컨더리 거래가 주요 회수 수단으로 활용돼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기업 스스로가 매수자로 나서면서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전에도 벤처캐피털(VC)이 투자금을 일부 회수할 수 있는 길이 넓어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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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마트링 업체 '오우라'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미국 증시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핀란드에 본사를 둔 오우라는 지난해 피델리티 등이 참여한 투자 라운드에서 110억달러(약 1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업이다.
시장에서는 오우라가 상장을 앞두고 기존 투자자 지분을 대규모로 직접 사들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우라는 지난 6월 말까지 시드부터 시리즈C 투자자들이 보유한 전환우선주 약 2793만주를 총 10억9185만달러(약 1조4721억원)에 매입했다.
오우라의 지분 매입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회사는 2025회계연도에 기존 투자자로부터 약 2억4200만달러 규모의 전환우선주를 사들였다. 이후 올해 들어 지분 재매입 규모를 크게 늘렸으며, 지난 2월에는 초기 투자자인 포러너벤처스 계열사로부터 시리즈B 우선주 약 162만주를 6500만달러에 매입했다.
사실 이같이 우량 포트폴리오 기업이 투자자들로부터 회수 창구를 열어주는 것은 오우라 뿐이 아니다.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는 지난 2023년부터 기존 투자자를 상대로 자사주 매입을 이어왔다. 상장 시점이 늦어지는 동안 회사가 직접 기존 주주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온 셈이다.
통상 벤처 세컨더리는 기존 VC가 보유한 지분을 다른 VC나 사모펀드(PEF), 세컨더리 전문 운용사 등이 넘겨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투자자끼리 지분을 사고파는 구조인 만큼, 포트폴리오 기업의 자금이 직접 들어가지는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대형 비상장기업들의 자금 여력이 커지면서 이런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후속 투자와 실적 개선으로 현금을 쌓은 기업들이 늘면서 성장 자금을 집행하고도 일부를 기존 주주 지분 매입에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VC 입장에서도 별도의 세컨더리 매수자를 찾지 않고 보유 지분 일부를 먼저 현금화한 뒤 나머지 지분은 계속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상장 기간이 길어지는 흐름도 이러한 거래를 뒷받침하는 모습이다. VC들 입장에선 상장이 늦어질수록 투자금이 묶이는 기간도 길어지고, 펀드 만기나 후속 펀드 결성을 앞둔 운용사들은 DPI를 끌어올려야 하는 만큼, IPO 전 일부 지분을 현금화할 수 있는 창구가 절실하다. 기업 역시 시장 상황에 맞춰 상장 시점을 조절하면서도 초기 투자자들의 회수 수요를 해소할 수 있어 양측 이해관계를 동시에 맞추는 구조로 평가받는다.
시장에서는 비상장 기간이 길어지는 만큼 이 같은 중간 회수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피치북은 "IPO와 M&A만으로는 해소되지 않는 유동성 수요를 텐더오퍼와 구조화된 세컨더리 거래가 메우고 있다"며 "비상장기업의 몸집이 커지고 상장까지 걸리는 기간도 길어지면서 세컨더리가 단순한 구주 거래를 넘어 벤처투자 시장의 주요 회수 경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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