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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뚜’ 옛말…15.7도에 꽂힌 소주, 오비맥주 ‘찰랑’ 도전장[이 집! 지금, 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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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기자I 2026.09.06 12: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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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도 벽 깨진 소주 시장, '15.7도'로 평준화
맥주 왕좌 오비맥주, 저소주 '찰랑'으로 반격
파이 줄어든 소주판…유통·마케팅 불붙는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이른바 ‘빨뚜’(빨간 뚜껑의 고도수 소주) 한 병이면 하루의 고단함을 털어낼 수 있다는 직장인들의 ‘위로주’ 공식이 옛말이 되고 있다. 빨뚜는 보통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오리지널을 가리키는 속칭으로, 빨간 뚜껑에서 유래한 표현이다. 하이트진로의 대표 소주 제품인 참이슬은 1988년 출시 당시 23도의 알코올 도수로 첫 선을 보였으나, 시대 흐름에 맞춰 지속적으로 도수를 낮춰왔다. 한때 20도를 웃돌던 소주는 어느새 15도대까지 내려왔다. 독한 술로 회포를 풀기보다 가볍고 부담 없이 즐기는 음주 문화가 확산하면서다. 이제 소주 시장의 새로운 기준선은 15.7도로 수렴하는 모습이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넷플릭스 '흑백요리사2'
한 잔의 목넘김이 한결 부드러워졌다. 참이슬 후레쉬와 진로, 새로, 처음처럼 등 주요 소주 제품들이 잇따라 도수를 낮추면서 15.7도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기존 16도에서 15.7도로 낮췄다. 하이트진로의 ‘진로’와 ‘참이슬 후레쉬’,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등 주요 제품들도 15.7도에 맞춰지면서 소주업계 전반에 15.7도 평준화가 나타나고 있다.

소주가 순해지는 배경에는 달라진 소비자 취향이 있다. 알코올 향이 강하고 독한 술보다는 목넘김이 부드럽고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술을 선호하는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술자리에서도 취하기보다 음식과 함께 천천히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주류업계의 저도화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도 도수 인하는 실리적인 선택이다. 소주의 주요 원료인 주정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원재료 부담을 일부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비용 부담까지 덜 수 있다는 점에서 도수 인하는 업계에 매력적인 카드다.

‘빨뚜’ 옛말…15.7도에 꽂힌 소주, 오비맥주 ‘찰랑’ 도전장[이 집! 지금, 이 맛]
이런 가운데 맥주 시장의 강자 오비맥주가 소주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비맥주는 15도 소주 ‘찰랑’을 앞세워 새로운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기존 소주업체들이 15.7도를 중심으로 경쟁하는 가운데 이보다도 낮은 15도를 내세운 것이다.

‘찰랑’은 제주 동부 화산암반수를 사용하며, 알코올 향과 단맛을 줄이고 제주 용암해수소금을 첨가한 것이 특징이다. 오비맥주 제주공장(구 제주소주)에서 전량 생산된다. 오비맥주는 앞서 제주소주를 인수한 뒤 해외에서 ‘건배짠’(동남아), ‘찰랑’(미국) 등의 이름으로 수출해 왔으며, 국내 소비자 취향에 맞춰 새롭게 개발했다.

‘빨뚜’ 옛말…15.7도에 꽂힌 소주, 오비맥주 ‘찰랑’ 도전장[이 집! 지금, 이 맛]
현재 국내 소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점유율 60% 이상으로 독주하고, 롯데칠성음료가 20% 안팎으로 뒤를 쫓고 있는 구도다. 맥주 편중 구조를 깨고 종합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는 오비맥주는 1위 맥주 ‘카스’의 막강한 유통망을 활용해 초기 시장 안착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우선 서울 등 수도권 및 제주 일부 지역 식당과 주점 등 유흥 채널에서 판매를 시작하고, 향후 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유통망 확대를 검토한다.

다만 시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넘어야 할 과제다. 국세청에 따르면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3년 연속 감소해 지난해 79만3000㎘까지 줄었다. 시장의 전체 파이가 축소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안착하려면 기존 소비자의 선택을 뺏어오는 동시에 새로운 소비 수요를 만들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이처럼 시장 규모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오비맥주의 신규 진입까지 겹치면서 유통과 마케팅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순해진 소주 시장에서 오비맥주의 ‘찰랑’이 이 변화의 흐름을 어디까지 바꿔놓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참이슬 후레쉬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참이슬 후레쉬를 고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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