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안듣는 아이, 집밖에 세워두면..아동학대? 훈육?

[이데일리 e뉴스 우원애 기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엄마가 11살 초등학생 아들을 집밖에 세워뒀다. 아동학대일까? 훈육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동학대가 맞다. 아동학대법에 따르면 성적·신체적 폭력이 아니더라도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범죄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도 센 편이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3월 초등학교 4학년 아들(11)을 혼내다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집밖으로 쫓아낸 친엄마A(42)씨에 대해 죄가 성립되긴 하나 앞으로 가족관계를 생각해 처벌은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A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이유는 집에도 늦게 들어오고 말을 잘 안듣는 아들을 내쫓아 현관문 앞에 1시간 가량 서 있게 했기 때문이다.

A씨는 아들에게 “너는 구제불능”이라는 폭언도 쏟아냈다. 이를 보다 못한 이웃의 신고로 A씨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조사결과 A씨는 지난해 12월에도 아들을 발가벗긴 채 집에서 내쫓은 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경찰은 고심끝에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검찰은 A씨의 처벌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A씨의 훈육방법이 아동학대가 맞긴 하나 A씨가 친엄마일뿐만 아니라 자신의 훈육방법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아들과 함께 민간 심리치료센터를 다니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던 중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은 해당 사건을 지난 12일 검찰시민위원회에 회부해 의견을 물었다. 시민위원들은 A씨가 반성하고 있고 아들 역시 예전보다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처벌보다는 기소유예가 적절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검찰도 A씨를 기소유예 처분했다.기소유예란 범죄행위가 인정되더라도 범행 동기나 이후 정황 등을 감안해 기소하지는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검찰은 A씨에게 가정법률상담소 상담과 예술심리치료를 받으라는 조건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