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동통신 요금 수준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는 중하위권 수준이지만, 통신서비스의 이용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계 소비 중 통신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통신 요금이 주요 선거 때마다 단골 정치 공약이 돼왔다. 이명박 당선자의 경우는 '서민 주요 생활비 30% 절감'을 10대 공약으로 내놓고 이를 위해 유류세 10% 감면과 함께 통신요금 20% 인하를 약속한 것.
그렇다면 시장 전문가들이 보는 이동통신요금 인하 가능성은 어떨까? 우선 전문가들은 신정부의 주요 공약사안이기는 하지만 현실 가능성이 높지는 않다는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승교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정부가 규제완화를 표방하고 있지만, 통신요금을 강제할 수도 없고 강제하기도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이동통신사들이 이미 망내할인, 무선인터넷 요금인하, SMS 요금 인하 등을 시행하고 있고, 어차피 올해부터는 결합서비스 활성화로 자연스러운 요금인하가 기대된다"며 "인위적인 20% 요금 인하는 현실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천영환 신영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당장 직접적인 통신비 인하는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인하폭을 정할 수 있는 유류세와는 달리 이동통신요금은 민간 사업자인 SK텔레콤(017670)이 가격을 정하면 정보통신부가 이를 인가하고 후발 주자들은 이에 대응해 가격을 내리는 자율적인 가격결정 구조이기 때문이다.
천 애널리스트는 "현재의 요금 인가제는 과도한 요금 부가를 막기 위한 장치가 아니라, SK텔레콤이 공격적 가격 정책을 통해 후발사업자들을 도태시켜 독점력을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의 후생을 저해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천 애널리스트는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SK텔레콤이 끝까지 요금 인하 요구를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게다가 이명박 정부의 정책 기조가 탈규제화인 점을 감안할 때 직접적 압력을 통해 요금을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어느정도의 요금인하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문제는 이동통신 요금인하 압박이 시장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동통신업체들의 주가에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천 애널리스트 역시 "현재 정부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 및 조건 부여에 관한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SK텔레콤이 현재의 요금 인하 압력에 대항해 강력히 반발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며 "SK텔레콤이 요금 인하에 있어 '성의'를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박종수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과거 요금인하는 정부 주도로 매년 추진됐고, 요금인하 발표는 이동 통신업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며 "요금인하의 시기와 방법에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이동통신업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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