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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영업기반 확충-배경과 효과

조용만 기자I 2000.04.11 15:23:18
정부가 기존 4대 투신사의 뮤추얼펀드 판매를 이달중 조기허용하는 등 투신사 수신강화와 영업기반 확충 방안을 마련한 것은 자금고갈로 말라 들어가는 투신을 마냥 방치할 수 없다는 인식에 근거를 두고 있다. 또 은행권에만 돈이 몰리고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주요 매수세력인 투신권은 자금이탈로 매수기반을 상실하고 있어 고사위기로 치닫는 투신권을 이대로 놔 둘 경우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등 금융시장 전반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조치의 배경이다. 정부의 이같은 인식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투신사의 영업기반 확충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는 엄낙용 재경부차관의 말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경쟁력 있는 기존상품에 대해서는 자산운용방식을 개선,보다 폭넓은 수익창출기반을 마련해 투신권의 자금이탈을 막고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는 분리과세상품 등 신상품을 투신에 허용,신규자금 유입의 물꼬를 터 주겠다는 것이다. 투신권이 유동성을 확충,주식과 채권에 대한 매수여력을 다시 확보할 경우 그동안 투신매도 등으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증시에 간접적으로나마 부양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거래가 부진한 장기채권 수요도 일으킬 수 있다는 복안도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우선 그동안 줄기찬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가평가 정착이후로 미뤄놓았던 한국-대한-현대-동양 등 4대 대형 투신사에 대한 뮤추얼펀드 취급을 이달중에 허용하기로 했다.그동안 뮤추얼펀드는 투신운용사와 자산운용사에만 취급이 허용돼 왔다 또 주식형에 한해 목표수익률을 조기달성하거나 일정기간이 지나면 중도환매가 가능한 개방형 뮤추얼 펀드도 단계적으로 허용해 뮤추얼펀드에 몰리는 자금이 기존 투신사에도 흘러들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투신사가 경쟁력을 갖고 있는 후순위채펀드와 하이일드펀드에 대해서는 투기등급보다 높은 등급의 채권 편입을 허용,자산운용상의 애로를 해소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BB+이하의 투기등급채권만 편입이 허용됐지만 최근 투기등급 채권 물량확보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편입대상을 투기등급보다 한단계 높은 BBB-이상의 채권으로까지 확대할 경우 투신사들은 보다 폭넓게 운용자산을 선택할 수 있게 되고 안정적인 수익창출도 가능하게 된다. 대우채권 환매에 대비,대체상품으로 개발된 후순위채펀드와 하이일드 펀드는 각각 10조원씩의 수탁실적을 보여 투신사의 신규자금 유입에 효자노릇을 해왔다. 분리과세가 가능한 만기 5년이상의 장기공사채형 펀드의 판매를 이달중 허용키로 한 것도 내년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시중 여유자금이 은행권 분리과세형 신탁에 몰리고 있는 것을 감안한 조치다. 분리과세 혜택으로 인해 장기공사채형 상품이 자리를 잡을 경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장기채권에 대한 수요가 다시 일면서 채권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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