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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현지투자 필수…관세發 가격 전략 재점검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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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I 2025.09.15 05:30:00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리포트]①
배두용 한국 딜로이트 통상&디지털 통합서비스 그룹 리더(전 LG전자 대표이사)
美 진출, 단순 투자 아냐…전략적 현지화 전제돼야
상호관세 15% 시대…액션 플랜 수립 착수 필요

[배두용 딜로이트 통상&디지털 통합서비스 그룹 리더] 최근 미국 현지에서 한국 기업 공장 건설 과정에 투입된 수백 명의 근로자가 구금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미국 진출이 단순한 투자 결정이 아니라 이민법, 노동법, 건설산업 관행까지 얽힌 복합 리스크 관리 문제임을 보여준다.

여기에 지난 8월7일 발효된 한미 간 상호관세 15% 부과는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제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8월 대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약 12%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는 상호관세가 이미 교역 현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고 있음을 방증한다.

배두용 한국 딜로이트 그룹 통상&디지털 통합서비스 그룹 리더(부회장)가 3월25일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 사무실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노진환기자)
상호관세 15%를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못할 경우 이익률은 단숨에 세 배 가까이 잠식된다. 업종별 충격은 더 뚜렷하다. 반도체 산업은 장기계약 구조 때문에 가격 전가가 거의 불가능하고, 납품 차질이 발생하면 대체 공급처가 시장을 차지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완성차 대기업은 단기적으로 버틸 수 있지만 1·2차 협력업체는 평균 이익률이 3% 내외에 불과해 관세를 떠안으면 곧바로 적자로 전환한다. 가전 업종은 가격 인상 시 판매량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가격 인상에 따른 전가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기업들은 단기 대응책으로 관세 부담 주체와 가격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적정한 ‘이전가격’(Transfer Pricing·TP) 정책의 조기 수립과 디지털화로 충격을 흡수해야 한다. 이전가격은 기업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 가격을 뜻하는데, 예컨대 관세 충격이 발생했을 때 한국 본사와 미국 법인이 이를 어떻게 떠안을지 세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완제품, 부품, 소재 각각에 대해 가격 책정과 조정 방식을 명확히 기록하고, 이를 TP 조정을 미국 관세당국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디지털화해야 한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TP 조정을 연말에 한꺼번에 정산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이를 개선해야 미국 관세당국으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다.

기업들은 이를 통해 관세·세무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고, 가격 책정의 일관성을 확보해 글로벌 거래에서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통한 근본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동시에 현지 법규·문화·리스크 관리 체계를 포함한 종합 전략이 전제돼야 한다. 한국식 발주·시공 관행을 그대로 적용하다가 미국 건설사와 충돌하거나 비자·노동허가 절차를 무시한 채 인력을 파견하는 방식은 이번 사태처럼 심각한 법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들은 법적 불확실성이라는 이유로 관망하기보다 ‘상호관세 15% 시대’가 본격화된 것으로 전제하고 선제적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관망 자체가 리스크임을 인식하고, 액션 플랜수립에 착수해야 한다.

[용어설명]이전가격(Transfer Pricing·TP)

동일 기업 집단 내에서 이뤄지는 재화, 용역, 무형자산, 자금 등의 거래 가격을 뜻한다. 예를 들어 한국 본사가 미국 법인에 제품을 판매할 때 그 가격을 얼마로 책정할지 정하는 게 이전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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