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보다 회사가 더 중요하다”고 했던 부친의 신념이 조 부회장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1997년 부친의 별세 이후 어머니를 돕다가 2005년 대표이사의 자리에 올랐다. 조 부회장에게도 동구바이오제약은 목숨보다 중요한 존재다. 앞장서서 회사를 이끌고 있는 이유다.
2014년에 조 부회장은 사명을 동구제약에서 동구바이오제약으로 변경하고 이듬해인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 키트를 출시했다. 2018년에는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매출은 2151억원으로 2012년 이후 계속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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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부회장은 위탁생산(CMO)과 위탁개발생산(CDMO)을 넘어 개량신약, 신약을 만드는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나타냈다.
지난달 30일 화성공장에서 만난 조 부회장은 “한 단계 위로 올라가기 위해 특별한 전략 품목을 생산중”이라며 “기존 단일제를 복합해서 2제, 3제 복합제, 개량신약을 만들고 있다”라고 자신했다.
조 부회장은 벤처기업 투자도 거침없이 진행 중이다. 2012년 노바셀테크놀로지는 시작으로 400억~500억원 수준의 투자금을 바이오벤처에 댔다. 이 중 디앤디파마텍(347850), 바이오노트(377740), 지놈앤컴퍼니(314130) 등은 상장까지 마쳤다. 조 부회장이 특히 눈여겨보고 있는 투자기업은 큐리언트(115180)다. 표적항암제, 면역항암제, 결핵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 신약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조 부회장은 “결핵치료제 ‘텔라세벡’은 글로벌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2026년 신약 승인을 목표로 개발중”이라며 “미국과 유럽을 제외한 국내 및 아시아 판권을 동구바이오가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적항암제 ‘Q901’, 면역항암제 ‘Q702’ 등의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도 기대된다.
조 부회장은 “동구바이오제약은 제네릭(복제약)을 떠나서 신약 개발하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며 “개방형 혁신을 통해 동구바이오가 퀀텀점프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현재도 1위를 달리고 있는 피부과 전문의약품을 비롯해 헬스케어, 코스메슈티컬까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 5위권인 비뇨기과 전문의약품도 5년 내 1위 달성이 목표다.
조 부회장은 공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직원 식당을 호텔 연회장처럼 꾸몄다. 입구에는 조동섭 회장의 묵직한 한 마디 ‘그러나 된다’라는 말이 적혀 있다.
조 부회장은 “3~5년 후에는 동구바이오제약이 신약개발 회사로 거듭나도록 만들 것”이라며 “2025~2026년에는 신약에 대한 밸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