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아파트 청약 마케팅으로 샤넬 백에 이어 벤츠 승용차까지 등장했다. 지방에서 시작된 미분양 공포가 수도권으로 확산하면서 건설사들이 분양 흥행을 위해 경품을 내걸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GS건설과 SK에코플랜트는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 일대 들어서는 인덕원자이 SKVIEW 청약자를 대상으로 ‘벤츠’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고가의 명품백도 경품으로 등장했다. 경북 칠곡군 ‘칠곡 왜관 월드메르디앙웰리지’는 루이비통 핸드백을, 여수 ‘더로제아델리움 해양공원’은 샤넬 핸드백을 경품으로 내세웠다. 아파트 관리비를 대신 내주겠다는 단지도 나왔다. 지난 3월 분양 이후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지 못한 서울 강북구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입주자들의 관리비를 대신 내주기로 했다. 3.3㎡당 1만원 가량 관리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직 26가구가 남은 이 단지는 지난달 말 6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최초 분양가에서 최대 15%까지 할인한 가격으로 분양하고 있다.
통상 분양시장에서 고가의 경품은 부동산 침체 국면이 나타날 때 종종 등장한다. 지난 2016년에는 벤츠C클래스 자동차, 골드바, 명품백, 100만원 등의 경품이 내걸기도 했다. 청약 성적이 부진하자 건설사들이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실제로 최근 부동산 시장은 금리 인상에 이은 거래절벽, 집값 고점 인식 등으로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상황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9.65대1에 그쳤다. 지난해 19.32대 1을 기록했던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로 내려앉은 것이다. 특히 수도권과 서울의 1순위 청약경쟁률은 각각 11.06대1, 26.06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각각 30.4대1, 163.84대1을 기록했던 것은 고려하면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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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경희 부동산R114연구원은 “금융 혜택 제공에 이어 고가 경품이나 조합원 제공 혜택을 주는 곳도 나왔다”며 “분양마케팅으로 주로 계약금 정액제나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혜택을 가장 많이 진행하는데 미분양은 기존 분양가에서 할인 분양을 하고 최근에는 고가 명품백이나 조합원 혜택이던 발코니 무상 제공 등을 일반 수분양자에게 내걸기도 했다”고 말했다.
여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나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청약경기가 한층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방 청약시장을 중심으로 고가 경품 등을 내건 마케팅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