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마저 中서 철수…美 SNS 전멸

김무연 기자I 2021.10.15 09:07:40

당국의 엄격한 규정 준수 등 사업 환경 어려워
중국 내 유일한 美 SNS…최근 빅 테크 압박 못 견뎌
연내 게시물 공유기능 뺀 구인·구직 플랫폼 새로 출시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이 중국 철수를 결정했다. 중국 정부가 온라인 콘텐츠 검열을 강화하고 빅테크 기업을 압박한 데 따른 결정으로 풀이된다. 링크드인은 지금까지 유일하게 중국에서 사용되던 미국 SNS였다.

링크드인 로고(사진=링크드인)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링크드인은 “중국에서의 어려운 운영 환경과 엄격한 규정 준수 요구 사항을 고려해 철수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다. 링크드인은 올 연말까지 중국 내 서비스를 종료한단 계획이다.

2002년 설립된 링크드인은 비즈니스 특화 SNS다. 페이스북 등 일반적인 SNS와 달리 특정 업계 사람끼리 구인·구직을 하는데 활용하거나 동종 업계 사람의 정보 등을 파악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2014년 중국에 ‘링잉’이란 이름으로 진출한 링크드인은 2016년 MS에 262억달러(약 31조원)에 인수됐다.

링크드인은 다른 SNS와 달리 중국의 검열 규칙을 준수하고 일부 콘텐츠 게재를 제한하면서 중국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은 2009년 차단됐고, 검색엔진 구글도 2010년 중국에서 철수했다. 현재 링크드인을 이용하는 중국 가입자 수는 5200만명에 달한다.

블룸버그는 올 3월부터 링크드인의 위기가 시작됐다고 짚었다. 당시 링크드인 중국 법인은 당국의 규칙을 준수한단 이유로 일시적으로 신규 회원 가입을 중단했다. 중국 당국은 링크드인이 정치적 색채를 지닌 게시물을 통제하지 못한다며 질책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5월 이후 약 10여명의 언론인이나 국영 미디어, 비평가의 링크드인 계정이 중국에서 차단되거나 게시물이 삭제됐다. 옥스퍼드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인 에릭 프라이먼은 WSJ에 “게시물에 ‘천안문 광장 대학살’이란 단어를 포함해서 계정이 차단된 듯 하다”라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최근 진행하고 있는 중국 당국의 빅테크 기업 규제가 반영된 조치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증가하는 빅테크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알리바바, 텐센트, 디디추싱 등의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개인 소비자의 소송을 허가하기도 했다.

한편, 링크드인은 기존 서비스를 중단하는 대신 올해 말 중국에 SNS 기능이 삭제된 ‘인잡스’를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새로 출시할 인잡스는 게시물 공유 기능 등을 삭제하고 단순 구인·구직 플랫폼 서비스만을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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