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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가 11일 국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 경쟁상황 변화와 우리 기업의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해외 경쟁강도가 ‘격화추세’라고 응답한 기업이 79.3%에 달했다. 반면 ‘약화추세’라고 답변한 기업은 15.3%에 그쳤다. ‘지금과 비슷할 것’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5.4%였다.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요인으로 ‘경쟁기업의 증가’(61.3%)를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시장성장세 둔화’가 46.4%(복수응답), ‘기술혁신 가속화’가 34.7%(복수응답)였다.
전 세계 시장에서 주로 경쟁하는 기업이 속한 국가로는 △중국(42.3%) △미국(26%) △일본(20.3%) △유럽연합(EU, 18.3%) 순이었다. 베트남(9.7%)을 지목한 기업도 일부 있었다. 국내 기업을 경쟁사로 보는 의견도 35%(복수응답)에 달했다.
경쟁이 격화되고 가격 인상은 어려워지면서 수출기업들의 마진율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응답기업 중 최근 마진율 감소를 경험하고 있는 기업은 64%였다. 시장점유율 하락을 호소하는 기업도 48.3%였다. 실제로 원가상승을 수출가격에 온전히 반영할 수 있는 수출 기업은 소수에 불과했다.
최근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이 미치는 영향을 묻는 질문에 응답기업의 76.3%는 ‘생산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상승분을 수출가격에 반영하는 정도는 ‘전부 반영’하는 기업은 9.2%에 그쳤다. ‘부분 반영’하는 기업이 68.5%,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수출 기업도 12.2%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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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업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비자니즈나 시장트렌드 변화 관련 질문에는 ‘친환경, 사회적 가치 중시 등 가치소비가 늘고 있다’는 응답이 53%였다. ‘비대면·온라인화 등 거래방식 변화’를 꼽은 답변은 43.3%(복수 응답)였다.
이런 시장트렌드 변화에 수출기업들의 대응압박은 커지고 있다. 시장트렌트 변화에 따른 영향 관련 질문에 소비재 수출기업의 절반 가까이(47.8%)는 ‘신제품 출시를 자주하고 일정을 앞당기는 제품출시주기 단축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선제적 혁신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려는 노력은 아직 미흡했다. 디지털 기술 가운데 활용 중이거나 활용계획이 있는 분야로는 ‘스마트팩토리와 로봇’이 가장 많이 꼽혔지만 비율이 36.3%에 불과했다. 코로나19 사태이후 주목받는 ‘온라인플랫폼 구축·연계’가 29.4%였다. 디지털전환의 핵심기술인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관련 응답도 28%와 16.7%에 그쳤다.
디지털기술 활용을 가로막는 걸림돌로는 ‘인력과 기술력 부족’(59.6%)이 과반을 넘게 나왔다. ‘막대한 투자비용이 부담된다’는 의견도 32.7%에 달했다. 방법을 잘 몰라서라는 의견은 7.7%였다.
융복합시대에 맞춰 예술이나 인문학 등을 접목하려는 수출기업들의 시도도 활발하지 않았다. 기술개발이나 신제품 출시에 예술이나 인문학의 활용이 늘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각각 15.3%와 14%에 불과했다.
◇경쟁력 강화 위해 우수인재 양성 급선무
수출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 확보를 위한 과제로 ‘기업간 및 부문간 협업네트워크 구축’(35.3%)을 가장 중요하게 봤다. 이어 △‘우수인재 양성’(23.7%) △‘통신·에너지를 비롯한 신산업인프라 확충’(15%) △‘데이터·신기술 활용 등의 혁신여건 조성’(14.7%) △‘규제개선’(11.3%)의 순으로 꼽았다.
인재확보가 필요한 분야로는 △‘설계와 연구개발’(35.5%) △‘영업·마케팅’(23.7%) △‘사업기획’(14.8%) △‘데이터 분석’(12.4%), ‘공급망 관리’(4.7%)의 차례였다. ‘설계와 연구개발’ 분야 중에서는 ‘소프트웨어 개발’(20.1%)이 인력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최규종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디지털화와 친환경 등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인데 경쟁격화와 마진감소, 신제품출시 등으로 기업의 연구개발과 미래투자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차세대 통신·데이터·에너지 인프라투자 확대, 대규모 투자자금 유치가 가능하도록 펀딩 관련 규제완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요청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