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타임] “새로운 영·유아 교육 커리큘럼 만들고 싶어요”

장 휘 기자I 2018.10.10 08:00:21


영·유아 교육 스타트업 김성미 키돕 대표
컴퓨터공학도에서 영·유아 교육전문가로
“나만의 콘텐츠 무장해야 성공할 수 있어”
처음부터 ‘배수의 진 친다’ 생각하면 지쳐
창업 초기 실패에 대비한 ‘플랜B’ 마련해야


“교육은 모두가 관심을 두는 주제라 성공 가능성이 클 거로 생각하고 스타트업을 시작했죠. 뻔하고 틀에 박힌 학습지 대신 아이들을 위한 참신하고 새로운 방식의 교육을 제공해보자 뭐 이런 취지에서요.”

최근 소비자 맞춤형 스타트업이 큰 관심을 끌면서 기존의 수많은 방문교육업체도 맞춤형 교육을 추구하고 있다. 특히 교육시장은 성장잠재력이 풍부하지만 소비자 관여도가 커 입소문과 평가에 매우 민감하다. 그만큼 진입 장벽이 높다는 의미다.

그런 시장에 20대의 한 청년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17년 문을 연 영·유아 전문 교육 스타트업 키돕(Kidop)의 김성미(27) 대표다. ‘키움을 돕다’는 뜻을 지닌 ‘키돕’은 3~13세 영·유아에게 1대1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김 대표는 “키돕은 아이의 정서와 지적 역량을 분석해 전문성을 가진 교사가 맞춤형 커리큘럼을 제공하는 방문 교육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영·유아 교육서비스 스타트업 김성미 키돕(Kidop) 대표(사진=김성미씨 제공)


‘공학도’에서 ‘영·유아 교육기업’ 대표로

김 대표는 사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그는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에 다니다가 스물두 살 되던 해에 다시 고려대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컴퓨터교육을 전공하면서 교육학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다.

그는 “컴퓨터교육과에서는 개발자가 되거나 교직을 이수해서 선생님이 되는 길 두 가지 정도의 선택지가 있었다”며 “1학년 때 전공과목으로 코딩수업을 들었는데 적성에 맞지 않아 모두 내 길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처음부터 비전을 갖고 창업에 뛰어든 건 아니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교육이나 정보기술(IT) 분야 스타트업에서 차례로 일하며 자연스레 창업 문화를 접했다. 그런 경험은 대학 4학년인 지난해 키돕을 창업한 밑거름이 됐다.

김 대표는 “영·유아를 위한 콘텐츠를 고민하다 보니 단순한 보육 서비스는 너무 많지만 바로 옆에서 성장을 지켜보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사실이 아쉬웠다”며 “고민하던 찰나 관심 있던 발달 분야와 연관된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자고 마음먹고 바로 창업했다”고 말했다.

Kidop 9월 홈키트 자료(사진=김성미씨 제공)


“나만의 킬러 콘텐츠 있어야”

김 대표는 “많은 부모가 아이 성향에 맞는 교육을 원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수업과 어떻게 해줘야 할지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고자 ‘리트머스’ 방식을 교육에 접목했다.

‘키돕 리트머스’는 마치 리트머스 시험지처럼 산성과 알칼리성을 구분해주듯 부모가 수업 관련 글을 읽고 마음에 드는 문장을 선택하면 선택한 문장에 최적화한 수업을 추천해 주는 맞춤서비스다.

분석 후에는 부모의 교육관에 대한 해설을 받을 수 있다. 별도의 비용 없이 키돕 사이트에서 테스트해 볼 수 있으며 무료 오리엔테이션 신청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방문수업으로 진행해 부모의 걱정을 줄여준다.

비교과 과목을 선택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해 줄 수 있는 과학 실험이나 미술, 만들기 등으로 콘텐츠로 구성한다. 모든 수업은 이론보다는 흥미를 유발하도록 ‘실험형’, ‘체험형’ 위주다. 미술은 ‘수채화’, ‘홈가드닝’ 그리고 자기표현 수업으로는 ‘책 만들기’ 등을 통해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창업 실패 대비한 '플랜B' 마련 필수

키돕은 입소문을 통해 지역별로 퍼지며 성장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기세를 몰아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

연내 새 교육 콘텐츠 출시와 더불어 서울 중심에서 시행하던 서비스를 전국 주요 도시로 확장할 예정이다. 부모들의 인식이나 제도적인 환경이 뒷받침된다면 전문가들이 항상 상주해 있는 공간을 마련해 ‘공간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는 포부다.

김 대표는 “주거환경을 잘 이용해 ‘배움이 재밌는 공간’까지 만들고 싶다”며 “키움의 첫 버전이 ‘교사가 집으로 찾아가 아이들의 키움을 돕는다’였는데 이를 점차 확대해 아이들이 배우고 싶은 것을 가장 잘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최적의 환경에서 가르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거의 패턴에 익숙해진 환경에서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공간 서비스’를 개발해 영유아 교육 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창업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김 대표는 실패를 대비한 ‘플랜B’를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일이 잘 풀렸을 때에 대한 기대만 잔뜩 안고 창업에 뛰어들었다가 회사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 불안함과 시행착오를 견뎌내기 위해 하루하루 전쟁을 치러야 했다.

스타트업 특성상 회사가 궤도에 오르기까지 정해진 시간이 없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배수의 진을 치고 시작하면 그만큼 빨리 지친다”며 “창업 초기가 가장 어려운데 미리 실패에 대한 생각을 해두면 이때를 더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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