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7 한국 부자 보고서’에 의하면 금융자산이 10억 원 이상인 부자의 보유 부동산 규모는 평균 28억 6000만 원 수준이라고 한다. 이는 국내 전체 가계의 부동산자산 평균 2억 5000만 원의 약 11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국 부자들의 보유 자산 구성비는 부동산자산 52.2%, 금융자산 44.2%, 기타자산 3.6%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이후 부동산자산 비중은 감소하고 금융자산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졌지만, 2017년에는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자산 비중도 동반 상승했다고 한다.
강남 중심의 중소형 빌딩,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의 자산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재건축 아파트 단지 등의 가격 상승세가 부동산자산 비중을 상승시킨 요인으로 풀이된다. 향후 포트폴리오 운용에서도 투자용 부동산을 증가시키겠다는 비율이 42.8%로 모든 자산을 통틀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런 발표를 보면 자신과는 전혀 다른 자산의 규모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허탈함에 빠진다.
그리곤 나하고는 전혀 다른 나라 사람들의 얘기로 치부해 버린다.
필자 역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보증금 500만 원인 선배의 집에서 매달 10만 원씩 생활비를 주면서 얹혀살았던 시절, 부동산은 나와는 전혀 관계없는 아니 더 솔직히 말해서 관심도 없었던 분야였다.
회사 생활을 하면서 점점 회의를 느꼈다.
40대 중반 부장님의 모습은 매일 야근에 주말 출근을 했고, 나이 어린 임원의 눈치를 보며 명예퇴직을 걱정하고 있었다. 나의 미래 모습이 그려지는 순간 머리를 크게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닥치는 대로 부자가 된 사람들의 자서전이나 경영서 등을 읽었다.
특히 나는 재벌 2세, 3세들의 이야기보다는 자수성가를 이룬 CEO들의 책에 관심을 가졌다. 흙수저였던 사람들이 어떻게 금수저가 되었는지, 나도 저들처럼 금수저가 될 수 있는 돌파구는 없는지, 그 답을 찾기 위해 몇십 권 아니 몇백 권의 책을 읽었는지 모른다.
책을 읽다 보니 자수성가한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었다.
작은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자산에는 부동산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햄버거 가게로 익히 알고 있는 맥도널드.
맥도널드 CEO는 스스로가 햄버거 사업이 아닌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것을 봤을 때 충격 그 자체였다.
부자가 되고 싶었던 나는 그제서야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20대인 사회 초년생은 급여의 대부분을 생활비와 여가비용에 치중한다. 조금의 여유자금은 저축과 주식 등으로 재테크를 한다.
30대는 직장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치열하게 일한다. 열심히 일해도 급여 상승액보다 부동산 가격과 상승분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내 집 마련은 꿈도 못 꾼다.
40대는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하지만 가족들의 생활비며 아이들 학원비, 대출 이자 등으로 좀처럼 여유로운 생활을 하지 못한다.
50대는 명예퇴직 등의 압박 속에 아이들 대학 등록금과 결혼 자금 등의 고민으로 매일 살얼음을 걷는다.
60대는 본인의 청춘을 바친 대가로 받은 퇴직금으로 노후준비를 하지만 이 역시 만만치 않은 현실에 좌절을 한다.
이러한 인생라이프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부동산을 공부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부동산을 떼고 부자를 논하거나 흙 수저에서 금수저가 된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사회 구조상 불가능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다.
부동산을 공부한다고 해서 바로 투자나 투기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 최소한의 지식부터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왜? 확정일자를 받아야 하며, 전입신고를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집에 어떤 권리가 등기되어 있고 그 등기가 내 재산을 위협하지는 않는지?
다른 집은 다 오르는데 왜? 내가 산 집만 오르지 않는지.
다른 사람들은 부동산으로 적든 많든 돈을 벌었다고 하는데 나는 왜 사기만 하면 집값이 떨어지는지. 모든 것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
한국 사회에서 일하면서 바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시간을 쪼개 공부한다면 어렵게 모은 돈을 어이없이 날려 그동안 쌓아 놓은 자산을 잃는 일은 적어도 없을 것이다.
최근 주거복지로드맵이 발표되면서 임대주택이 공급이 되면 집값이 하락하겠지, 정부가 집값을 안정 시켜주니깐 이제는 주거비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역대 정부 정책을 봐라.
집값이 일시적으로 안정될 수는 있지만 지속적으로 하락할 수는 없다.
우리나라의 부동산은 그 특수성 때문에 경제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정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게 절대 좌시하지 않는다.
정부를 믿기보단 내 자신 스스로가 내 자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이유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인 로버트 기요사키는 책에서 이런 말을 했다.
‘투자가 위험한 것은 아니다. 위험한 것은 경제적 훈련과 지식이 부족한 것이다. 그리고 가장 위험한 것은 아무것도 배우지 않는다는 것이다.’
▶ 오은석 ‘직장인 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의 저자로서 ‘북극성주’라는 닉네임으로 더 유명한 20년차 부동산 실전투자 고수다. 다음 카페 ‘북극성’을 통해 8만명이 넘는 회원들에게 투자 노하우를 전파하며 멘티들이 시행착오 없이 투자하고 경제적 자유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고 얻은 수입으로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