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의 잇따른 운임 인상에 곱지 않은 시선이 많다. 특히 운임 인상 시기가 5월 초 황금연휴를 앞둔 터라 항공사들이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항공사들이 황금연휴를 노리고 비행기표 값을 인상했을까. 항공사와 기업의 메커니즘을 알면 이는 편협한 분석일뿐이란 게 대부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항공사가 말하는 운임 인상 시점은 ‘탑승일’이 아닌 ‘발권일’ 기준이다. 황금연휴 항공권은 이미 대부분 동났다. 해가 바뀌기 전부터 황금연휴 비행기표 구하기 전쟁은 시작됐기 때문이다. 거기다 이번에 국내 항공사들이 인상한 노선은 제주를 오가는 국내선이다. 황금연휴에 모든 관광객이 제주도 여행 계획만 세울 리도 만무하다. 10월 황금연휴도 마찬가지다. 운임인상 발표 전부터 저렴한 특가 항공권을 구하기엔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렇다면 항공사들이 진짜 운임을 인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항공사 입장에서 국내선은 운임 자체가 낮아 한 장을 팔아 남는 돈이 많지 않다. 많이 팔아서 수익을 내야 하는 박리다매 전략을 써야 한다. 그렇다보니 항공사 간 출혈 경쟁도 심해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정규 운임으로 구매하는 비중이 2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토로할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5년 넘게 항공요금이 오르지 않았다. 인건비 등 비용은 점점 늘고 경쟁도 심해졌다. 수익을 내야 하는 항공사는 항공 요금 인상이 불가피해졌다.
무엇보다 시장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인해 결정된다. 택시, 지하철, 버스, 기차 등 교통수단과 다르게 비행기는 언제 이용하는지에 따라, 또 얼만큼의 서비스를 받는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극명하게 난다. 이번에 항공사들도 대부분 주말이나 성수기 요금을 더 많이 올렸다. 주말과 성수기, 탄력 할증 운임이 적용되는 요일과 시간대는 예약률이 90%가 넘을 정도로 수요가 많아 기본 운임을 올리는데 따른 수익 제고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사드 갈등으로 중국 관광객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선 이용객들에게만 부담을 주는 것 아니냐는 비난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또 굳이 가격을 올리지 않아도 돈을 잘벌고 있는 일부 항공사들이 경쟁사의 눈치를 보며 이때다 싶어 표값을 인상한 측면도 있다. 실제 가장 먼저 가격을 인상한다고 했던 곳은 진에어인데, 이 회사의 인상률은 5%로 가장 낮다.
소비자 입장에서 현명한 소비 방법은 항공사들이 운임 인상을 시기를 발표하면 그 유예기간 동안 비행기 표를 구매하는 것이다. 유류할증료도 마찬가지다. 가격이 오르는걸 알았다면 그전에 빨리 표를 사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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