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억!대 쇼호스트의 비밀]③"판매 노하우요? '공감'해야죠"

김유정 기자I 2013.01.24 08:48:32

작년 한해 1600억 매출
GS샵 간판 쇼핑호스트 정윤정

[이데일리 김유정 기자] “매일 방송을 할 때마다 한 편의 드라마를 떠올려요. 여자들끼리 수다 떨고 공감하는데 드라마만 한 게 또 있을까요?”

정윤정 쇼핑호스트
보석 방송을 막 마치고 나온 정윤정(37) GS샵(GS홈쇼핑(028150)) 쇼핑호스트는 “오늘도 드라마 한 편을 찍고 나왔다”고 이야기한다. 정 쇼호스트는 지난 한해 GS샵에서 1600억원 매출을 올린 스타 쇼핑호스트다. ‘쇼미더트렌드(Show me the Trend)’, ‘더 컬렉션’ 등 GS샵의 대표 패션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정 쇼핑호스트의 방송 스타일은 여성들이 따라 하고 싶은 드라마 속 여배우의 스타일을 그날 판매 제품과 매치시켜 공감 소재로 활용한다. 대신 가르치려 들지는 않는다.

“윤은혜 스타일은요 옷은 이렇게 입어야 하구요. 화장은 이렇게 해야 해요.”라고 가르치기보다 “요즘 윤은혜씨 너무 예쁘지 않아요? 맑은 피부에 옷차림도 너무 사랑스러워서 전 요새 윤은혜한테 푹 빠졌다니까요”라고 수다를 떨 듯 방송을 보고 있을 여성들과 공감을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는 얘기다. ‘맞아. 윤은혜 화장법이 궁금했어’라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채널을 고정하고 정 쇼핑호스트가 소개하는 제품을 뚫어지게 보게 된다. 이렇듯 그녀는 여러 차례 ‘공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구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판매할 물건은 직접 사용해보는 것도 그녀의 철칙이다. “업체에서 방송 전에 제품 설명을 충분히 제공하죠. 꼭 방송에서 언급해달라고 적어주는 것도 있어요. 과거에는 그런 것들을 외워서 내 얘기처럼 하려고 했는데 과연 고객들이 그것을 모를까요? 지금은 그렇게 안 해요. 판매할 제품을 입어보고 신어보고 들어보고 제 느낌을 그대로 얘기해요. 그리고 판매자가 적어준 것은 숨기지 않고 메모를 들고 읽어요. ‘이 제품 성분은 이런 것이 특징적이라고 하네요. 참고하세요’ 라는 식으로”

‘시장조사’도 철저히 한다. 평소에 사람들을 유심히 보는 것도 시장 조사란다. 그래야만 어떤 고객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인지 타깃을 정확히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느덧 기자의 차림새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분홍 트위드에 검정 자켓. 얌전한 스타일을 선호하시는군요. 저랑은 좀 다르시네요.”

여기서 ‘저와는 다르다’는 얘기는 그녀의 판매 노하우 중 하나다. “제가 파는 제품이 다 제 맘에 드는건 아니예요. 고객들이 저와 취향이 같을 필요는 없어요. 다만 저는 그 제품이 어떤 특성이 있는지 어떤 고객에게 어울릴지를 생각해요.”

경쟁업체랄 수 있는 백화점 등 기업들이 그녀를 교육 강사로 자주 찾는다. 마케팅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서다. “검정 정장 일색의 남성들 모아놓고 여성제품 판매 노하우를 얘기하기는 사실 어려워요. ‘공감’해야 한다니까요.”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