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얀센의 소염진통제 '울트라셋'은 지난해 청구실적은 169억원에 불과했지만 제네릭은 100개가 출시됐다.
올해 제네릭 시장이 열린 대웅제약의 소화불량치료제 '가스모틴정5mg'은 64개의 제네릭이 시장에 진입한 상태다. 지난해 특허가 만료된 GSK의 '헵세라'는 등재된 제네릭이 49개에 달했다.
한국MSD의 고혈압약 '코자정'과 '코자플러스정' 시장에는 각각 69개, 46개의 똑같은 제품이 후발주자로 진입, 경쟁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1054억원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플라빅스정'은 33개의 제네릭이 출시됐다.
오리지널의 특허가 만료되지 않아 당장 출시가 불가능한 영역에도 제네릭의 무분별한 진입이 이뤄졌다.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2015년에 특허가 만료되지만 이미 54개의 제네릭이 출격 채비를 마친 상태다.
'크레스토', '올메텍정20mg', '조인스정', '코디오반정80/12.5mg' 등도 이미 40개 이상의 제네릭이 약가 등재까지 마치고 오리지널의 특허만료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동아제약(000640), 한미약품(128940), 유한양행(000100), 대웅제약(069620), 종근당(001630) 등 대형제약사들도 대부분의 제네릭 시장에 가담한 상태다.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경쟁력을 갖춘 신약이나 개량신약의 장착이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개발이 용이한 제네릭 시장을 두드릴 수 밖에 없다. 그렇지만 지나치게 높은 제네릭 의존도로 인해 적잖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제네릭 개발비도 R&D 비용에 포함되기 때문에 제네릭 집중 현상은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가 비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신약이나 개량신약에 사용돼야 할 연구개발비가 제네릭 개발에 소요되기 때문이다.
제네릭 개발의 경우 많게는 1억원에 달하는 생동성시험비용을 포함하면 최소 2억~3억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개의 제네릭이 진입한 울트라셋의 경우 200억원 이상이 제네릭 개발을 위해 투자된 셈이다.
물론 저렴한 제네릭의 등장으로 국민들의 약값 부담 완화, 건강보험재정 절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있다. 그러나 수십개 제약사들이 같은 약을 만드는 중복투자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 낭비는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또 한정된 시장에 수십개의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시장 점유 확대를 위한 과열경쟁으로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는 리베이트 척결을 위해 약가인하, 쌍벌제 등을 도입하고 감시활동을 강화했지만 아직 리베이트 관행이 근절되지 않는 상황이다.
제약사들도 할말은 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중복투자에 따른 사회적 비용 낭비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신약개발이 쉽지 않은 현실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수익 창출을 위해 제네릭 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