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연 4.0%까지 떨어지는 사상(史上) 초유의 저금리를 겪었던 지난해에는 ‘절세형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저금리에 지친 투자자들이 ‘도토리 키재기’식으로 금리가 비슷한 예금상품보다는, 소득공제나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절세형 상품을 선호한 것. 작년 금융권의 최고 히트상품이었던 회전식 정기예금과 장기주택마련저축이 대표적인 절세형 상품이었다.
그렇다면 갑신(甲申)년 새해에는 어떤 금융상품이 인기를 모을까. 전문가들은 “올해도 금리가 크게 오르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작년처럼 절세형 상품의 인기몰이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올해 유망 금융상품을 정리해본다.
◆최고 절세형 상품, 장기주택마련저축=소득공제와 비과세혜택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재테크 전문가들이 올해 첫손으로 꼽는 최고의 재테크 상품이다. 분기당 300만원까지 가입할 수 있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이자소득세(연 16.5%)가 면제되고, 연간 불입액의 40% 범위 내에서 최고 3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소득공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연간 750만원까지 넣는 것이 좋다. 750만원을 불입하면 한도인 300만원(40%)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현행 소득세율(9.9~39.6%, 주민세 포함)을 감안하면 연말정산 때 29만7000~118만8000원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단, 만기가 7년 이상으로 투자기간이 길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서민들이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적금형 상품으로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이 가장 좋은 상품”이라고 말했다.
장기주택마련저축은 당초 작년 말까지로 가입기간이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근로자의 세부담 경감이라는 차원에서 판매기간이 2006년 말까지로 3년 더 연장됐다. 다만, 가입자격은 다소 강화됐다. 작년까지는 만 18세 이상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25.7평) 이하 1주택 소유자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세대주라는 요건이 추가됐다. 즉, 세대주가 아닌 세대원은 무주택자라 하더라도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작년 말까지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한 세대원은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목돈 굴리기에 좋은 조합예탁금과 회전식정기예금=전에 가입해둔 금융상품의 만기가 지나, 일단 목돈은 마련했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을 못 찾고 있는 투자자에게는 조합예탁금이 대안(代案)이 될 수 있다. 신용협동조합과 농수협단위조합·새마을금고 등에서 판매하는 조합예탁금은 1인당 2000만원까지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농어촌특별세를 1.5%만 물기 때문에 세후수익률이 높다. 조합예탁금은 1년 이상 가입해야 세금우대 혜택이 주어지는 은행의 세금우대상품과 달리, 1개월 이상만 가입하면 세금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단기자금을 굴리기에 매우 유용한 상품이다. 따라서 비과세 한도인 1인당 2000만원까지 가족 명의를 최대한 활용해 저축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조합예탁금에 대해서도 이자소득세를 물리려고 했지만, 작년 국회 심의 과정에서 거부당했다. 이에 따라 2006년 말까지는 종전대로 농특세 1.5%만 부과된다.
회전식정기예금도 단기투자와 세금혜택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릴 수 있는 투자상품이다. 회전식정기예금은 세금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약정 만기가 1~3년이면서도, 금리는 1개월 또는 3개월, 6개월마다 바뀐다. 예컨대 금리 상승을 기대하고 회전식정기예금 1년제(3개월 회전식)에 가입한 경우, 3개월 이내에 예금금리가 상승한다면 3개월 이후부터는 인상된 예금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 회전식정기예금은 또 중도에 해지해도 중도해지수수료가 낮고, 최초 1회전 기간에 대해서는 별도의 우대금리를 지급하기도 한다.
◆‘안전+고수익’ 추구하는 주가지수연계상품=4~6%대의 예금금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투자자라면 은행의 주가지수연동예금이나 증권·투신사의 ELS(주가지수연계증권) 등 주가지수연계상품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주가지수연계상품은 자산 대부분을 안전한 채권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는 동시에, 자산 일부를 주식 관련 파생상품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일부 상품은 5~10% 가량의 일부 원금손실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수십%대의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 신한은행 한상언 재테크팀장은 “올해는 부동산과 채권시장의 상대적인 부진 속에 주식투자가 제일 유망하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라며 “하지만 주식투자의 위험을 감안할 때 최악의 경우에도 원금은 보장되는 ‘원금보존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