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 해인 2025년 예상되는 센터 가동률은 65% 수준. 주당 1건의 전시회만 열 수 있는 전시장은 현재 행사 34건이 임대 계약을 마무리한 상태다. 비수기에 속하는 동절기(12~1월)와 하절기(7~8월), 명절 연휴 등을 감안하면 100%나 다름없는 수치다.
전국 전시컨벤션센터 가운데 개장에 앞서 ‘완판’에 가까운 임대 실적을 올린 건 코엑스 마곡이 유일하다. 관련 업계에서 “이미 ‘마곡 시대’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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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코엑스 마곡의 가장 큰 장점으로 ‘입지 조건’을 꼽는다. 센터를 포함한 복합단지는 400실 규모 4성급 호텔(머큐어)과 지하 쇼핑몰(더스퀘어) 외에 공연장(LG아트센터)과 미술관(스페이스K), 공원(서울식물원) 등 연계시설을 갖췄다. 9호선 마곡나루역과 5호선 마곡역 구간 지하에선 코엑스 마곡 일대 건물을 잇는 길이 1㎞의 지하 아케이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센터 지하는 바로 지하철(9호선 마곡나루역)과 연결돼 대중교통을 이용한 접근성도 뛰어나다. 특히 공항과 서울 도심, 고양과 김포, 부천, 인천 등을 잇는 공항철도(마곡나루역), 지하철과의 연결성은 코엑스보다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서구와 양천구, 구로구, 경기 부천 등 반경 10㎞ 이내 거주 인구만 688만 명에 달한다는 점도 각종 행사 개최에 유리한 조건으로 손꼽힌다.
권영근 코엑스 마곡사업단장은 “삼성동 코엑스 일대 백화점과 호텔 등 인근 시설을 하나로 묶은 ‘코엑스 마이스 클러스터’처럼 센터 일대 연계시설로 구성된 ‘코엑스 마곡 마이스 클러스터’ 구성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전시회와 컨벤션 행사를 동시에 열 수 있는 구조도 장점이다. 코엑스 마곡은 서울에 있는 기존 3개 센터(코엑스·세텍·aT센터)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전시장과 회의실을 갖췄다. 코엑스 1개 전시홀(1만368㎡)의 70% 규모인 1층 전시장(7452㎡)은 대치동 세텍(7948㎡), 양재동 aT센터(8047㎡)와 비슷한 규모다. 지방 센터 중에선 울산 유에코(7776㎡), 수원컨벤션센터(7877㎡)와 비슷하다.
다른 점은 전체 시설 가운데 회의실 비중이 높다는 점. 코엑스 마곡은 전체 시설(1만3907㎡) 가운데 컨벤션홀, 그랜드볼룸, 세미나룸 등 회의시설(6455㎡)의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통상 센터 내 시설 비율은 전시장 70%, 회의실 30%이 일반적이다. 센터 4층 컨벤션홀(2360㎡)은 서울에서 가장 큰 회의시설로 한 번에 최대 2200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전시장과 회의장을 층별로 배치한 ‘수직형’ 설계도 특징으로 손꼽힌다. 코엑스 마곡은 지하 2층부터 지상 5층까지 각 층마다 그랜드볼룸(지하 2층)과 전시장(1층), 컨벤션홀, 세미나룸(3~5층)을 각각 배치했다. 김영란 코엑스 마곡사업단 부장은 “한 행사에서 전시회와 세미나, 만찬 등 각기 형태가 다른 프로그램이 동시에 진행되는 학술대회, 기업회의 등 ‘콘펙스’(ConfEx) 행사에 최적화된 구조”라고 설명했다.
◇서울 서부권 새로운 마이스 거점으로
코엑스 마곡 개장으로 강서구는 서울의 신(新) 마이스 거점 타이틀을 달게 됐다. LG사이언스파크 등 정보기술(IT)과 바이오, 환경(GT) 분야 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를 연계한 B2B, B2C 행사 수요도 높을 것으로 코엑스 마곡은 기대하고 있다. 국내외 방문객의 지역 체류시간을 늘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효과 외에 최신 정보와 지식, 산업 트렌드를 빠르게 전달하는 지역민 평생교육의 장으로서 역할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도 불모지나 다름없던 서부권에 새로운 산업 거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2022년 동남권에 집중된 마이스 인프라와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 잠실(동남권)과 마곡(서부권), 서울역(도심권)을 3대 거점화하는 마이스산업 중기 육성계획을 내놨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코엑스 마곡은 3대 거점 중심 마이스 산업 육성의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입지 여건상 시설 증축이 어려운 점은 해결해야 할 난제 중 하나다. 현재 코엑스 마곡 일대는 도시개발이 마무리돼 추가 시설이 들어갈 여유 부지가 전무한 상태다. 작은 시설로 고만고만한 행사만 열리고 정작 성장세를 탄 행사들은 확장을 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 결국 남 좋은 일만 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 민간 전시주최사 대표는 “주최사 입장에서 행사의 확장성은 실적과 직결되는 아주 민감하고 중요한 이슈”라며 “프랑스 파리처럼 구도심 등 지역 곳곳에 연계 가능한 중소형급 센터를 추가로 개발해 시설 규모의 한계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