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쌈짓돈…예금 보다 더 주는 공기업 채권 넣어볼까

이지현 기자I 2022.05.08 12:07:41

[돈이 보이는 창]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윤여선(75) 씨는 최근 아들 며느리가 집에 다녀간 후 돈 봉투를 발견했다. 담긴 돈은 20만원. 어버이날 용돈을 챙겨준 아들 며느리의 마음이 고마웠다. 윤씨는 새 옷이나 물건 등에 소비하기보다 차곡차곡 넣어두고 손녀에게 보탬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예금상품을 찾아봤다. 하지만 저축은행 금리도 2%대가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꾸준히 넣는 적금 형태도 아니고 소액이라 얼마 되지 않았다. 윤씨는 주변에서 채권을 추천받았다. 주식투자 경험조차 없었지만, 한국전력(015760)은 아는 기업인 데다 수익률이 저축은행보다 많이 준다는 말에 솔깃했다. 윤씨는 “지금 당장 쓸 돈도 아니고 워낙 소액이라 묻어두고 있을 곳이 필요해 채권에 넣어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어느 정도의 종잣돈이 있어야 가능했던 채권투자가 1만원 전후 소액투자도 가능하도록 문턱이 낮아지면서 소액투자처를 찾는 이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채권은 누군가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것을 증명하는 차용증이다. 돈을 빌려주면서 일정 기간 얼마의 이자를 지급하고 일정 기간 후 원금을 갚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은 정부나 기업이 금융기관 등에 돈을 빌리는데, 금융기관은 이를 잘게 쪼개서 소매채권 형식으로 시장에 내놔 소액으로도 채권투자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채권의 이자율은 돈을 빌린 정부(국채)나 기업(회사채)의 신용도에 따라 달라진다. 원금상환능력이 낮을수록 신용도가 낮다. 신용도가 낮으면 투자자들을 모으는 게 쉽지 않은 만큼 이자율을 높여 내놓는다.

예를 들어 한신공영(004960)46 채권은 신용등급이 ‘BBB’로 키움증권에서는 3중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세전이자율은 5.10%로 다른 채권보다 높다.

또 채권 만기가 길수록 이자율이 높다. 발행기관이 부도날 수 있는 위험을 더 오래 부담하고 돈을 빌려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전채권의 경우 만기일이 내년 10월인 1180채권은 세전이자율이 3.29%, 만기일이 2024년 4월인 1177채권은 3.55%로 이자율이 0.26%포인트(p) 더 높다.

만약 한전채권1177을 20만원어치를 매수한다면 6개월마다 받는 총 이자(세전)는 1만4200원이다. 원천징수(2070원)를 제외하면 세후실수령액은 원금 20만원을 제외한 21만2130원으로 추정된다.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연평균 세전수익률은 3.55%지만, 총투자수익률은 6.92%로 상승한다.

20만원을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1.90%)를 적용해주는 제주은행 사이버우대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해 2년간 넣을 경우 받는 돈은 20만6429원이다. 한전채권 상품 투자 수익률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드는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다. 고위험 상품은 원금손실을 입을 수 있어서다. 증권사 관계자들도 발행사의 신용도와 만기일, 이자율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개인 투자 시 최소 1만원부터 최대 2억원까지 투자가 가능하다”며 “회사채의 경우 신용위험이 내재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