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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흰색 패딩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 쓰고 고개를 숙인 채 “혐의를 인정하느냐”, “할 말 없느냐”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서울동부지법은 이날 오후 3시부터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를 받는 A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 중이다.
앞서 A씨는 지난 11일 오전 4시 30분께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강동구 암사동의 7층짜리 아파트에 불을 지른 혐의로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남자친구와 다툰 뒤 화가 나 옷 방에 있던 스웨터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약 1시간 20분 뒤 불을 완전히 진화했다. 현장에는 소방과 경찰 등 총 163명이 출동했다. 이 화재로 아파트 주민 5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주민 13명은 자력으로 대피, 나머지 16명은 소방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현주건조물 방화 혐의인데 피해 주민의 진단서 등이 나오면 현주건조물 방화치상으로 혐의가 변경될 수 있다”며 “A씨의 남자친구에 대한 참고인 조사도 마친 상태”라고 말했다.
현주건조물방화는 형법 제164조에 따라 불을 놓아 사람이 주거로 사용하거나 사람이 현존하는 건조물, 기차, 전차, 자동차 등을 소훼하는 것으로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만약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현주건조물 방화치상)라면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