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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동성 커플이 결혼하고 혈연이 아닌 자녀를 입양할 수 있다. 또한, 결혼한 레즈비언 커플도 정자를 기증받아 자녀를 가질 수 있게 된다. 현재 정자 기증은 결혼한 이성 커플에게만 허용된다. 해당 법안은 내년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스위스는 2007년에 동성 커플을 위한 파트너십을 도입했다. 또, 연방 정부와 의회는 지난해 동성 커플에게 민법상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동성결혼에 반대하는 세력이 직접 민주주의 하에서 국민투표로 해당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투표 결과를 두고 찬성 측과 반대 측의 반응은 엇갈린다. 로라 루소 제네바 LGBT 연합회 공동 회장은 “오늘은 우리와 스위스에게 역사적인 날이며 우리가 수년간 기다려온 위대한 진전”이라면서 “동성결혼을 주장하는 움직임은 2013년부터 있었고, 투표가 이루어지기까지 8년을 기다려야 했다”라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반면, 동성결혼 반대론자들은 부부 간의 결합을 기반으로 한 기존 가족 제도가 훼손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스위스 우익정당인 스위스인민당(SVP)의 모니카 뤼거 국민투표위원회 위원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동성 간 결혼은 사랑과 감정에 관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복지에 관한 것”이라면서 “아이들과 아버지들은 이번 투표의 패자”라고 비판했다.
유럽에서도 보수적으로 손꼽히는 스위스가 변화는 동성결혼이 세계적인 흐름을 나타낸다는 분석이다. 스위스는 1990년에서야 여성에게도 참정권을 줄 정도로 사회가 보수적이라고 평가받는다. 2001년 최초로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현재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국가와 미국·캐나다 등 총 29개국에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다.
한편, 동성결혼 합법화와 함께 진행한 자본 소득에 대한 세금 인상안은 유권자의 65%가 반대하면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