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카니스탄 사태, 글로벌 자금 탈아시아 심리 더 자극할 수도"

고준혁 기자I 2021.08.18 08:50:42

하이투자증권 분석
아시아 통화지수 달러화 강세 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약세 기록
"코로나19, 중국 경착륙 여부가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 더 커"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탈레반이 아프카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차지하며 최종 점령한 사태는 국제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중국 경기 경착륙, 미국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으로 유약해져 있는 아시아 증시엔 부담이 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프카니스탄 사태가 2001년과 같은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라며 “참고로 9.11테러와 같은 해 10월 7일 아프카니스탄 전쟁 발발까지 미국의 대테러 진압 의지와 이에 따른 유가 불안 등이 일시적으로 극도의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진바 있지만, 이번 경우 미국과 탈레반간 휴정 협정에 따라 아프카니스탄에서 미국이 자진 철수하고 있는 건 2001년과 다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더욱이, 탈레반이 수도 카불 장악에도 미국의 철수가 충돌 없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아프카니스탄 사태가 추가로 금융시장 불안심리를 자극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시아 지역에 부담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첫째, 아시아 시장은 현재 여러 가지 요인으로 취약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우려가 호주 및 뉴질랜드 등으로 확산되고 있고, 국내에선 팬데믹으로 인해 국내 3분기 성장률에 대한 우려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각에선 국내 GDP성장률이 역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제기 중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추가 이탈 압력이 나오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도 지속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아프카니스탄 사태는 글로벌 자금의 탈아시아 심리를 더 자극할 공산이 높다”며 “최근 아시아 통화지수가 달러화 강세 폭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약세를 기록하고 있는 현상이 이를 뒷받침한다”라고 말했다.

둘째로는 베트남 전쟁 이후 또 다른 패전이란 오명을 바이든 행정부의 입지 약화가 인프라 투자 정책 등 바이드노믹스 정책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불똥이 대중 관계로 튈 수 있어 국내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박 연구원은 아프카니스탄 지정학적 리스크보단 코로나19 추이와 중국 경기 경착륙이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짚었다. 그는 “중국 7월 경제지표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중국 경기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고 이는 아시아 지역 경제는 물론 국내 경기 사이클에도 커다란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가 가시화될지를 당분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고로, 중국 국무원은 지난 16일 리커창 중국총리가 주재한 회의와 관련한 성명서를 내면서 고용을 안정시키고 농민공과 신규 대졸자를 도울 수 있도록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경기둔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임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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