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전기차엑스포] ‘초도 물량 완판’ 쉐보레 볼트 EV, 그 돌풍의 이유는?

박낙호 기자I 2017.03.18 09:44:05
[이데일리 오토in 박낙호 기자] 쉐보레의 순수 전기차 볼트 EV가 17일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된 전기차 공모 사전 계약을 실시했다. 그리고 약 두 시간이 지나고, 취소 분까지 고려한 초도 물량이 모두 완료되는 소식이 전해졌다.

쉐보레 볼트 EV를 직접 만날 수 있던 제4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현장에 위치한 쉐보레 부스는 북새통이었다. 지난 몇 년 동안과 비교해 가장 작은 부스를 차리고, 볼트 EV 한 대와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볼트(Volt) 단 한 대만을 전시한 작은 공간에는 쉐보레 볼트 EV를 보고 또 볼트 EV에 대해 질문하기 위해 몰린 사람들로 정신이 없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국지엠의 한 직원은 “차량도 두 시간 만에 계약이 완료되는 것은 물론이고 지금 볼트 EV의 브로셔 마저 동이 난 상태”라며 쉐보레 볼트 EV의 인기에 정신이 없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미 계약이 완료 소식이 전해진 점심 시간 이후에도 쉐보레 부스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과연 쉐보레 볼트 EV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1회 충전 시 383km에 이르는 빼어난 주행 거리

쉐보레 볼트 EV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주행 거리에 있다. 쉐보레 볼트 EV의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383km(복합 기준, 도심 411km 고속 349km)에 이른다. 이는 현재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경쟁 모델 대비 두 배에서 세 배 수준에 이르는 수치다.

실제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가장 긴 주행 거리를 자랑하는 차량은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으로 191km에 불과했던 것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발전이다. 참고로 기아차 쏘울 EV는 180km에 불과하며 르노삼성 자동차의 SM3 Z.E.는 130km 전후에 불과하다.

이는 60kWh에 이르는 넉넉한 배터리 용량의 탑재에 있다. 시장에 판매되는 전기차에 비해 엄청난 용량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지만 GM의 파트너인 LG화학의 뛰어난 배터리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제작된 콤팩트한 패키지를 적용해 차량의 크기나 실내 공간의 높은 만족감을 전한다.

기대 이상의 실내 공간의 볼트 EV

쉐보레 볼트 EV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기대 이상의 실내 공간과 이 공간이 만드는 공간 활용성에 있다. 쉐보레 볼트 EV의 디자인 때문일까? 많은 사람들이 외형만을 보고는 B세그먼트, 즉 소형 해치백 정도의 작은 차체와 좁은 공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막상 쉐보레 볼트 EV는 전기차에 최적화된 패키징이 돋보이는 C세그먼트 차량이다.

외형은 물론 전장 대비 길게 느껴지지 않는 휠 베이스 때문에 실내 공간이 좁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쉐보레 볼트 EV는 소형 MPV, 혹은 크로스오버의 디자인이 반영되었는데 이를 바탕으로 넓은 적재 공간과 넉넉한 2열 공간을 제시한다. 특히 성인 남성 네 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는 공간을 제시해 소울 EV를 웃도는 넉넉함으로 ‘소형차 중심’의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이 더욱 돋보인다.

‘한 번 더’ 공격적인 가격 정책

쉐보레 볼트 EV는 제품에 대한 경쟁력에서도 무척 우수하지만 가격 정책 역시 매력적이다. 한국지엠이 17일 오전 밝힌 내용에 따르면 쉐보레 볼트 EV의 판매 가격은 4,779만원이다. 북미 시장에서 LT와 프리미어 트림, 두 가지로 운영되는 국내에 들어오는 쉐보레 볼트 EV는 고급 사양인 프리미어 모델이다.

볼트 EV 프리미어 트림에는 17인치 투톤 알루미늄 휠과 사이드 리피터를 적용한 사이드 미러, 가죽이 적용된 시트는 물론이고 후방 카메라, 충돌 경고를 비롯한 다양한 안전 사양을 대거 탑재한 모델이며 미국 시장에서 4,1780달러(MSRP 기준)에 판매되고 있다. 참고로 17일 환률(저녁 10시 기준)인 1,131원으로 상정했을 때 쉐보레 볼트 EV의 북미 판매 가격은 4,728만원이다.

미국에서 4,728만원에 판매되는 쉐보레 볼트 EV가 국내 시장에서 4,779만원에 판매되는 점은 무척 인상적인 가격 정책이다.

생산 원가 비중이 높은 전기차라는 점은 물론이고 미국 대비 국내 전기차 시장의 규모가 작은 것을 감안한다면 말 그대로 파격적인 가격 정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며, 한국지엠이 카마로 SS를 시작해 올 뉴 말리부, 올 뉴 크루즈 등 다양한 차량에서 이어진 ‘한국지엠의 과감한 가격 정책’이 다시 한 번 돋보이는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돋보이는 가성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은 곧바로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에 부합된다. 경쟁 모델인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엔트리 모델인 I 트림을 도입하며 3,840만원부터 4,300만원까지 이어지는 가격 정책을 제시하며 주행 거리가 180km로 늘어난 기아차의 2017 쏘울 EV 역시 4,280만원. 그리고 르노삼성 SM3 Z.E.는 4,190만원인데 사실 여기까지만 본다면 4,779만원의 쉐보레 볼트 EV의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주행 거리와 주행 성능, 그리고 상품성을 고려하기 시작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제주도를 기준으로 정부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을 모두 합쳤을 경우 각각의 차량들은 2,000만원씩 가격 하락 효과를 얻게 되는데, 쉐보레 볼트 EV는 두 배 이상의 주행 거리와 고급스러운 사양을 탑재함에도 3천 만원 이하의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며, ‘경쟁 모델 대비 투자할 가치’를 느낄 수 있게 한다.

한편 8년, 16만 km의 전기 모터, 배터리에 대한 보증은 물론 국내에서 가장 인상적인 고객 지원 프로그램인 ‘쉐보레 컴플릿 케어’가 적용된다는 점 역시 쉐보레 볼트 EV의 가치에 힘을 더하는 대목이다.

쉐보레 볼트 EV, 전기차 시장의 뒤집을 수 있을까?

두 시간 만에 계약을 완료하며 축포를 터뜨린 쉐보레 볼트 EV는 등장과 함께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과연 이것만으로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사실 짧은 시간 만에 계약이 완료되었다고는 1,000건의 계약만으로는 올해 전기차 구매 지원 대수(1만 4천 여 대)에 비하면 큰 숫자가 아니며 볼트 EV가 북미 시장에서도 인기가 많은 만큼 추가적인 물량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지엠의 한 관계자는 “우선 쉐보레 볼트 EV에 대해 폭발적인 관심을 보내주신 고객 분들께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며 “올해 더 많은 물량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추가적인 물량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내년에는 시장의 성장 속도를 고려하여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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