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여성에게 있어 출산은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경이로운 일이면서도 신체적으로 믾은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다. 출산 후 약해진 몸을 추스려야 하지만 육아에 집중하다 보면 통증을 미처 인식하지 못해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하지만 산후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여러 관절통증의 후유증이 만성화될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임신 중 모든 관절에 영향을 주는 ‘릴랙신’
산후 관절통증은 분만을 촉진하는 ‘릴랙신’이라는 호르몬이 임신과 동시에 분비되면서 생긴다. ‘릴랙신’은 출산할 때 골반 주위 관절뿐 아니라 온몸의 관절에 영향을 미쳐 마치 나사가 풀린 것처럼 관절과 인대를 느슨하게 만든다. 시간이 경과하면 골반을 비롯한 관절은 스스로 제자리를 회복하려 하지만 출산 후 관절에 무리를 주는 생활습관 탓에 통증이 심해진다.
◇출산 후 관절통증 다양해
출산 후 모유 수유할 때나 아기 목욕을 시킬 때 허리를 굽히는 반복적인 동작은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허리질환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켜 허리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누워있는 아기를 허리만 굽혀서 안아 올리는 동작은 허리에 많은 부담을 주는 자세이므로 최대한 몸 쪽으로 아기를 당겨 안고 천천히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임신 중이나 출산 후에는 무릎과 어깨 관절통증도 흔하게 나타난다. 보통 체중이 1kg 늘어날 때마다 무릎에 전달되는 부하는 3~5kg씩 늘어난다. 백일 전후 체중 3~5kg의 아기를 안거나 업게 되면 엄마 무릎에 10~20kg의 부담을 주게 된다. 이처럼 무리한 동작은 무릎이 욱신거리는 통증을 유발하고, 심해지면 무릎연골연화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또한 아기를 같은 자세로 안을 경우 어깨 관절이 굳고 뻣뻣해지면서 염증이 생기는 오십견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통증이 시작되면 온찜질과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지만 증상이 계속되면 반드시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허리와 무릎 통증만큼 손목 통증을 호소하는 엄마들도 많다. 대표적인 질환이 엄지손가락 쪽 손목에 염증과 함께 통증이 나타나는 손목 건초염이다. 전신의 관절이 약해진 상태에서 아이를 안거나 목욕시킬 때 손목과 엄지손가락을 젖힌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손목 건초염이 의심되면 가급적 손목 사용을 자제하고 온찜질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 외에도 인대강화 주사와 DNA 주사 치료가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만큼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김우 날개병원 원장은 “아기를 안을 때 많이 쓰게 되는 관절이 뻐근하거나 통증이 있다면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는 만큼 가까운 병원을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며 “출산 후 관절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자세는 최대한 피하고 관절을 풀어주는 스트레칭과 근력강화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