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19일 08시 33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18일(현지시간) 국제 유가가 나흘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S&P사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에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커졌다. "원유시장 공급이 과잉"이라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발언과 중국 긴축 우려 등 악재가 한꺼번에 불거졌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2.54달러(2.3%) 급락한 107.1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나흘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 美 등급전망 하향 `쇼크`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야 하루 이틀된 일이 아니지만, 실제 S&P사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하자 시장은 큰 충격을 받았다. 유럽에 이은 미국 재정적자 부담은 원유 수요 둔화와 직결될 수 있다.
이날 S&P는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로 유지하면서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또 미국 정책결정권자들이 장기 재정압박을 치유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이같은 감축 노력이 충분치 않을 경우 2년 내에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가 1.14% 하락하고 S&P500 지수도 1.1% 하락하는 등 위험자산이 약세를 보였다. 또 미국 등급 전망 하향 소식에도 유로존 재정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인식으로 달러화는 오히려 1.26%나 상승해 유가 하락을 더 부추겼다.
이와 함께 고유가에 따른 경기회복 둔화나 중국의 추가 긴축 우려 등도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을 자극했다.
◇ 사우디 "원유 공급과잉"
일부 투자은행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가능성을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원유시장 공급이 과잉상태"라는 알리 알 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의 발언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앞서 사우디는 리비아 정정 불안으로 생긴 원유 생산 감소분을 상쇄시킬 만큼 증산에 나섰다. 이에 따라 2월에 하루평균 913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했지만 최근 3월에는 829만배럴로 감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미 장관은 "4월에는 3월보다 산유량을 소폭 늘리겠다"고 언급했다.
BNP파리바 커머디티퓨처스사의 톰 벤츠 브로커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감산에 나섰다는 소식은 정상적인 여건하에서라면 유가 상승 재료가 되겠지만, 공급 과잉이라는 판단 때문이라면 유가 하락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