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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신사동 ××매장에선 반값"

조선일보 기자I 2009.11.16 12:00:00

케이블TV 패션프로 홍수…
20~40대 여성 타깃, 직설어법으로 인기

[조선일보 제공] "모노톤의 체크무늬 트렌치코트를 입고 그 위에 베이지색 넥 워머로 포인트를 주세요. 따뜻하면서도 스타일이 살아납니다."

패션 잡지 속 문구가 아니다. 남성들을 겨냥한 한 케이블 TV 패션 프로그램 속 대사다. '스타일쇼' '스타일매거진' '옴므' '코코앤마크' 등 다양한 패션 정보 프로그램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20~30대 여성 중심이었던 프로그램을 벗어나 남성 또는 30~40대를 공략한 방송도 늘어나고 있다. 옷 입는 법부터 옷을 사는 방법까지 알려준다는 패션 정보 프로그램. 왜 이렇게 많이 생겨나는 걸까?

◆구매층이 이동한다… 30~40대 여성으로 타깃 확대

▲ 케이블 채널 스토리온의 패션 정보 프로그램‘토크 앤 시티’(사진 왼쪽), 채널 올리브의‘코코앤마크’./온미디어, CJ미디어 제공

패션 정보 프로그램이 갑작스레 늘어난 데는 시청자 요구보다 더 큰 광고주 수요가 있다. 전문적인 패션 정보를 소개하는 방송일수록 자사 제품 정보를 알리기도 쉽고 이미지 선전을 하기도 편하기 때문. '정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간접광고'를 하기 쉬워, 광고주와 케이블사의 이익이 맞아떨어진다. 온스타일이 선두에 서서 성공을 거두자 경쟁사들이 뒤따라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토크& 시티'(1.5%, 스토리온), '스타일 매거진'(1%, 온스타일)의 시청률이 오르자, '코코앤마크' '올리브쇼' 같은 프로그램도 뒤늦게 생겨났다. 이들 프로그램 역시 시청률 0.7~0.8%가량을 기록하며 선전 중이다.

인기 비결은 '직설어법'. 브랜드 특징, 가격과 판매하는 장소까지 가감 없이 공개한다. 공중파 방송처럼 단순히 "어떤 스타일이 인기"라고 말하는 것을 벗어나, "○○제품은 신사동 ××매장에 가면 반값에 팔아요. 대신 사이즈가 금방 빠지니 오전 9시부터 줄 서야 합니다"라고 설명하는 '직접적인' 방식이 시청자는 물론 광고주까지 만족시킨 셈이다.

최근엔 아예 방송에서 소개하는 물건을 온라인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웹사이트(www.onstylei.com)까지 나왔다. 온스타일 한수경 대리는 "방송 콘텐츠를 온라인 시장에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 시청자층이 30~40대까지 확대된 것도 또 다른 성공 요인. 케이블채널 '스토리온'에서도 시청률이 가장 높은 패션 정보 프로그램 '토크&시티'의 주 시청자층은 30~40대 여성이다. 제작진은 "20~30대의 전유물이었던 패션 프로그램 시청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남성 시청자를 공략했던 채널 XTM의 '옴므(Homme)'는 시청률 부진(0.5% 안팎)으로 다소 고전했던 경우다.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씨와 배우 김성수가 함께 남자를 위한 피부관리 방법 같은 정보를 소개했지만, '요트 패션 근사하게 즐기는 법'처럼 다소 일반 시청자들과 거리가 먼 내용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CJ미디어측은 "패션 정보를 원하는 남성 시청자 수요는 여전하다"며 "보다 친근하게 남성 시청자를 공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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