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워드가이던스는 중앙은행이 향후 기준금리나 통화정책 방향을 미리 제시해 시장의 기대를 조정하는 정책 수단이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 중앙은행들이 적극 활용해 왔으며 장기 시장금리를 움직여 통화정책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경제 여건이 예상과 다르게 변화할 경우 중앙은행이 기존 약속에 얽매여 정책 대응의 유연성을 잃을 수 있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월러 이사는 코로나19 초기에는 포워드가이던스가 금융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됐지만 이후 경제 상황이 빠르게 달라졌음에도 연준이 기존 방침을 수정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빠르게 웃돌고 실업률도 급속히 하락했지만, 연준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약속을 그대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책 정상화가 늦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커졌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실제로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공급망 교란과 대규모 재정지출, 완화적 통화정책이 동시에 이어지면서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를 넘어섰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준으로, 1980년대 초 이후 가장 심각한 인플레이션으로 기록됐다.
이번 발언은 지난 5월 취임한 워시 의장이 추진 중인 연준의 정책 소통 개편에 연준 내부에서 처음으로 공개적인 지지가 나온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워시 의장은 오래전부터 포워드가이던스가 연준의 정책 실수를 키웠다고 비판해 왔으며, 지난달에는 통화정책 결정 과정과 시장 및 대국민 소통 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출범시켰다. 태스크포스는 정책 성명서 작성 방식과 경제전망 공개, 점도표 운영, 포워드가이던스 활용 방식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말 이전 발표될 예정이다.
워시 의장은 이미 취임 후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존과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는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도표(dot plot)에 자신의 전망을 제출하지 않았고, FOMC 역시 회의 후 성명에서 다음 정책 방향이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는 기존의 포워드가이던스 문구를 삭제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연준이 특정한 금리 경로를 미리 제시하기보다 경제지표 변화에 따라 매 회의 독립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워시 의장은 앞으로 기준금리의 향후 경로뿐 아니라 경제 상황에 대한 연준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시장에 제공하는 사전 안내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시사해왔다. 이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반면 중앙은행이 시장과의 약속에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는 경제 상황에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 유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월러 이사는 포워드가이던스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았다. 그는 “포워드가이던스는 일부 시기에는 중앙은행의 정책 의도를 시장에 더 빠르게 전달하는 데 도움이 됐다”며 정책 수단 자체보다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적절하게 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실제 사례로 연준이 2021년 9월 장기간 유지해온 금리 동결 방침을 철회하고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을 당시를 들었다. 당시 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즉각 상승하며 투자자들이 연준의 긴축 전환을 빠르게 가격에 반영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월러 이사의 이번 발언이 워시 의장이 추진하는 연준의 정책 소통 방식 개편에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향후 점도표의 역할 축소와 포워드가이던스 활용 범위 조정 여부가 연준의 통화정책 운용 방식과 금융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해 오늘] 아파트 엘베 여성 노린 20대 모습에 '경악'](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7/PS26070700001t.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