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격에 과열 경고등이 켜졌다. 한동안 사라졌던 빚투(빚 내서 투자)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대출)이 다시 등장했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 해소, 기준금리 인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주요 배경이다. 올해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 속에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푸는 정책을 펴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유동성이 실물 경제를 비켜나 엉뚱한 데로 흘러가지 않도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 지수는 3년 반 만에 3000을 돌파하는 등 뜀박질을 하고 있다. 주요국 증시 중 상승률이 가장 높다. 그러나 동시에 빚투도 크게 늘었다. 6월 신용대출은 전월보다 1조 7000억원가량 증가가 예상된다. 유동성에 의존하는 주가 상승은 자칫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중동 사태 등 외부 요인도 변수다. 집값도 다락같이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6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진보 정부가 들어서면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 심리, 7월 대출 규제 강화를 앞둔 선대출, 주택 공급 부족에 따른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실 집값이 꿈틀댈 것이란 우려는 진작에 있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0.25%포인트) 결정을 내린 뒤 기자간담회에서 “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경기부양보다 주택 등 자산가격으로 유동성이 흐를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 실수를 상기시켰다. 그래서 이 총재는 빅컷(0.5%포인트) 대신 베이비스텝을 밟았지만 부동산 시장은 0.25%포인트 소폭 인하에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올해 정부는 1차 12조 2000억원에 이어 2차 30조 5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 둘을 합치면 43조원에 육박한다. 한은은 당분간 저금리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성장률 정체에서 벗어나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통화팽창이 초래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도 바싹 신경을 써야 한다. 한은 이 총재는 지난주 “구체적인 부동산 공급안이 수도권에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주가·집값 상승에 편승한 무작정 대출에도 고삐를 조일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