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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개장가부터 1399.00원에 출발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2009년 3월 31일(고가 1422.0원) 이후 13년 6개월래 최고치다.
왜 이렇게 환율이 미친 듯이 오를까. 변정규 미즈호 은행 전무는 16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은행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번 금리를 결정하면서 ‘앞으로 베이비스텝(0.2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간다고 공언한 것이 문제”라며 “영국은 3회 연속 빅스텝, 호주는 4회 연속 빅스텝을 하는 등 선진국들이 적극적으로 역환율 전쟁을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베이비스텝으로 간다고 공언한 것은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변 전무는 “한은과 정책당국이 환율 방어에 대한 재원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어떠한 투기세력에도 단호하게 준비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해외나 투기 세력들은 ‘베이비스텝’을 환율 방어 의지 없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변 전무는 “금리를 결정하면서 한은이 실기를 했기 때문에 앞으로는 외환보유액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연말에는 전년보다 10% 이상 줄어들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환율이 투기세력의 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외환당국이 개입을 하면 그때 환율이 내려가면 또 투기세력들이 사고 올라가면 그때 팔고 한다”며 “외환보유액만 탕진해서 될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투기세력이 크게 돈을 먹으려고 투자 포지션을 잡을 때 그것과 싸울 수 있는 실탄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전무는 “달러인덱스의 57%가 유로화인데 유로화가 내년 초반까지 0.95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고 이는 달러를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미 환율은 1400원을 넘어선 것이나 다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더 크게 환율이 오르는 상황이라 당국이 적재적소에 대응하지 않으면 다음 달 1450원, 연말 1500원까지 봐야 한다. 하반기말 고점으론 1550원까지도 열어둬야 한다”고 전망했다.
변 전무는 “고혈압, 당뇨병 둘 다 있으면 가장 위험한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 가계부채도 문제이지만 가장 위험한 게 환율이고 잘못하다간 외환위기가 온다. 금리를 올려 먼저 환율을 잡고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며 “두 개를 다 한꺼번에 하려다 보면 죽도 밥도 안 된다. 환율이 투기 세력의 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미 금리가 역전됐을 때처럼 자본유출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변 전무는 “현 한미 금리 역전 상황은 과거와 많이 다르다”며 “연말 미 금리가 4%가 되면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갈 만큼 매력적이다. 2018년 2%였던 시절과 달라 그 자체로 신흥국에 악재”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역전됐던 2018년엔 인플레이션도 없었다.
그는 “내년 전 세계적으로 기업 하나가 부도가 날 수 있을 만큼 신용위험도 크다”며 “(2008년 9월) 리만브라더스 파산 당시와 가장 큰 차이는 현재 모든 금융기관들이 크레딧 이벤트를 우려하고 있고 그로 인해 크레딧 시장도 좋지 않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 한은에서 이를 잘 마시지해주는 기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