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2021년 12월· 연간 수출입 동향'
반도체 등 주력산업 역대 최고 수출실적
세계 무역 순위, 이탈리아 제치고 8위로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간 수출액, 수입액, 무역액이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또 최단기간 무역 1조 달러 달성, 월간 수출 600억달러대 첫 진입 등의 기록도 세우며 2021년은 한국 무역 역사에 큰 족적을 남긴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 1956년 이후 우리나라 연도별 수출 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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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1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5.8% 증가한 6445억4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최대 기록이었던 2018년(6049억달러)보다 396억달러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6445억달러를 원화로 환산시(약 737조7000억원)으로, 우리나라 2022년 예산(607조7000억원)을 크게 상회한다.
지난해 수출 증가율은 2010년(28.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였다. 1956년 무역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1964년 첫 수출 1억달러 △1977년 100억달러 △1995년 1000억달러 △2011년 5000억달러 등을 잇는 66년 무역 발자취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해였다는 것은 산업부 평가다.
| 2021년 15대 주요 품목별 수출액 및 증감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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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29%)·석유화학(54.8%)·자동차(24.2%)·철강(37.0%)·디스플레이(18.9%)·차부품(22.2%)·컴퓨터(25.3%) 등 15대 주요 품목 수출이 모두 두 자릿수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15대 품목의 수출 증가율이 모두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처음이다. 15대 주요 품목 중에선 반도체(1280억달러), 석유화학(551억달러) 등 전통적인 주력산업이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올렸고, 새바이오헬스·이차전지 등도 연간 최고치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단단하게 자리 매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해 수입은 31.5% 늘어난 6150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연간 수입액 6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을 합친 무역액은 1조 2596억달러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이탈리아를 제치고 9년 만에 다시 세계 무역순위 8위로 올라섰다. 2012년 8위였던 우리나라의 무역순위는 2013년 9위로 떨어진 뒤, 8년간 순위 변동 없이 제자리 걸음을 해왔다. 지난해 무역액 1조달러를 넘긴 국가는 중국,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홍콩, 프랑스, 한국, 이탈리아, 영국 등 10개국이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무역수지는 지난해 294억900만달러를 기록해 13년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다. 무역 10대국 가운데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은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독일, 네덜란드 4개국에 불과했다. 중국, 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남미, 인도, 중동, 독립국가연합(CIS) 등 9대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한 수출이 모두 증가했으며 이 중 중국, 미국, EU, 아세안, 인도로의 수출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 주요국 및 우리나라의 무역·수출 순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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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해 12월만 봤을 때 수출은 18.3% 증가한 607억4000만달러로 한 달만에 다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수출단가(17.4%)와 물량(0.8%) 모두 상승하며 최대 기록 경신을 견인했다. 15대 주요 품목 중 13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하며 성장 모멘텀이 지속된 가운데 일반기계와 바이오헬스 품목이 역대 최고액을 달성했다. 반도체, 석유화학, 이차전지 등도 역대 12월 수출금액 중 1위를 기록했다. 월간 수출은 10개월 연속 두 자릿수대 높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수입액도 37.4% 늘어난 613억2000만달러를 기록해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내수회복·수출호조에 따른 우리 생산과 연계된 중간재·자본재 수입 증가, 겨울철 석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무역 규모도 1221억달러로, 2021년 11월(1178억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