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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바쳐 데모, 결과가 이재명?"…與에 분노한 권경애

권혜미 기자I 2021.11.12 09:27:37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비판한 내용을 담은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가 더불어민주당 일부 인사들을 향해 비판하는 글을 작성했다 이내 삭제했다.

지난 10일 권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 술 좀 취했다”고 운을 떼며 민주당 유력 정치인 다수의 실명을 거론했다.

그는 다소 흥분한 듯 보이는 말투로 “빌어먹을 선배 동료들아. 그 시절 우리가 전두환 군부독재 종식, 직선제 쟁취 위해 광주학살 원흉 감옥 보내야한다고, 전태일 친구가 되야한다고 분신하는 동지들의 죽음을 넘고 넘었다”고 회상했다.

권경애 변호사.(사진=뉴시스)
그러면서 “운동화에 청바지 데모 의상만 입고, 그 청춘 바쳐서 데모하고 감옥 가고, 그 청춘 바쳐 노동자들 옆에 있기 위해 데모하고 위장 취업하고, 그 대표성으로 국회의원 배지 달고 당 대표하고 장관 자리 얻고 한 결과가, 귀착점이 이재명이냐”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언급했다.

이어 권 변호사는 “뭘 해야 이 40년 가까운 실패한 위선의 세대의 마지막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느냐. 이 신분 세습 공고화 세상을 만든 죗값을 치를 수 있느냐”고 한탄하면서 “뭘 더 하지 말자. 당신들만큼 사람들의 부채 의식 볼모 삼아 기회를 부여받은 세력, 세대가 있었더냐”라고 지적했다.

또 “뭘 하면, 이 역사에 지은 죄를 탕감하고 갈지를 생각하고 힘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하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언급해 “그간 조국 사태에 침묵하거나 동조했던 386(세대) 다 포함된다. 도망칠 데도 물러날 데도 없다. 너희들이, 우리가 다 죽어야 후대가 싹 틔울 새 초지가 생길 것”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이어갔다.

끝으로 권 변호사는 함께 ‘조국흑서’를 집필한 진중권 전 교수 얘기를 꺼내며 “진 교수는 교수직이라도 걸었다. 국회의원 배지라도 걸어본 적 있냐”고 분노했다.

(사진=권경애 변호사 페이스북)
현재 윗글은 삭제된 상태다. 권 변호사는 다음날인 11일 오전 추가 댓글을 남기며 “어제 만취되어 쓴 글은 알아서 삭제해주었다. 몇 시간 정지 제제로 음주 페북 하지 말라고 경고도 해줬다”고 취중에 쓴 글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본 글은 삭제 전 캡처된 상태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하고 있는 중이다.

한편 83년도 연세대학교에 입학한 권 변호사는 여러 지역에서 노동운동을 하다 지난 1995년 졸업장을 받았다. 이후 2005년 참여연대, 2006년엔 민변 소속 변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두 단체에서 모두 탈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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