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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아베 사임해도..엔화·증시 영향은 제한적

최정희 기자I 2020.08.31 08:08:09

대신증권 보고서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지난 28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사임했다. 내년 9월이 임기라는 점에서 임기 1년 짜리 새 총리를 뽑아야 한다. 내달 18일 임시국회를 소집해 새 총리를 선출할 가능성이 높아 총리가 없는 공백 기간은 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리 총리 후보로 스가 요히시데 관방장관이 유력해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31일 보고서에서 “스가 요히시데 관방장관은 무파벌이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2012년부터 아베 정권의 핵심 인물로 부상했다”며 “이번에 선출될 총리 임기가 1년이라는 점에서 아베 총리의 섭정 체제 가능성이 커 아베 총리가 속한 호소다파(소속의원 98명) 지원을 등에 업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임 총리 선출을 위한 선거방식(양원의원총회)이 당내 소속의원이 많은 파벌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스가 후보 당선이 유력하다”고 덧붙였다.

문 연구원은 “스가 후보 당선시 기존처럼 아베노믹스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1년 남짓한 임시 총리직상 대규모 내각 개편과 구조 개혁이 힘들다는 점, 일본 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통화 정책 유지는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엔화 강세는 제한되고 증시 상승 여력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한편 아베 총리가 사임했다고 하더라도 한일 관계에 큰 변화를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 연구원은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 징용 피해자 승소 판결에 대한 양국간 시각차가 현 한일 관계를 만드는 시작점이었다”며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극적 변화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집권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한국 대법원 판결이 한일 관계를 뒤엎은 중대한 문제라는 시각이 깊기 때문이다. 차기 총리가 당파를 떠나서 다른 성향을 드러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스가 후보 당선 시에도 아베 총리가 주도한 한국 수출 규제 조치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문 연구원은 “아베 총리가 2012년부터 추진한 극우 정책이 8년 가까이 되면서 일본내 피로도가 높아진 점, 코로나19 확산세 대응,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 여부 판단, 미국 대선을 앞두고 외교 정책 정립 등 당면 과제가 우선시 될 경우 향후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대처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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