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창업을 하기위해 몇달을 고민하던 그는 올초 같은 규모의 무인커피 매장,터치카페를 이전 점포 인근에 오픈했다. 생소한 사업보다 아무래도 경험이 있는 커피매장 운영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였다. 더우기 무인 매장이어서 인건비 부담이 없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지금은 하루 팔리는 커피량은 이전 3분의 2수준인 200잔 정도로 크게 줄었지만 인건비 지출이 없어 매달 300만원 가량 이익을 내고 있다. 김씨는 “무인점포를 운영하면서 소규모 점포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의 이익은 결국 인건비가 좌우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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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서울 강남에 무인 카페 매장 1호점을 낸 무인카페 프렌차이즈 업체 터치카페에도 가맹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6월 현재 서울을 비롯해 대구,안양,제천,수원등 전국 각지에 모두 11개 무인 카페를 개점했다. 원승환 터치카페 대표는 “대기업 직원에서부터 자영업자, 가정주부 등 각계각층에서 문의가 들어온다”며 “몸이 얽매일 필요가 없는 무인 매장이다보니 특히 투잡을 선호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고 귀띔했다.
무인매장의 종류도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커피 무인매장에서부터 간식,면류를 파는 매장 등이 등장했다. 주로 먹을거리를 파는 매장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들어서는 옷을 파는 의류 무인매장 까지 생겨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기존 유통업계 가운데도 무인매장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곳들이 있다. 바로 편의점 업체들이다. 편의점은 24시간 문을 여는 특성으로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곳이어서 무인 매장을 시장 확대의 돌파구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무인 편의점 확대의 선봉장으로는 이마트24가 꼽힌다. 이마트24는 지난해 9월 무인 편의점 1호인 서울 조선호텔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주교대점, 공주교대점,전북대점,서울 성수백영점등 8개점을 운영한다. CU, 세븐일레븐 등도 무인매장 시범점포를 운영중이고, 미니스톱은 대형 오피스 빌딩 중간층에 무인 편의점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개점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박형곤 미니스톱 팀장은 “기존 편의점 점주들에게 무인 편의점을 함께 운영하게 할 방침이어서 가맹점주들 또한 무인 편의점에 대해 상당한 관심과 기대를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측면 외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AI(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기술의 발달도 무인매장의 확산에 일조를 하고 있다. 고객의 행동을 면밀하게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는 인공지능 매장 시스템은 프랜차이즈화가 수월하다. 국내 편의점 업계도 이런 점에서 향후 무인매장이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면 미국 아마존의 무인매장 아마존고나 중국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무인계산대 마켓 허마 등은 이미 무인매장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시애틀에 1호점을 낸 아마존고는 향후 무인매장을 공격적으로 늘려 미국 내에서 2000개 정도의 무인매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마이크소소프트(MS)도 월마트와 손잡고 계산대 없는 무인매장 구축 기술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무인매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20여년간 시장이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던 자판기 시장도 꿈틀대고 있다. 무인매장에서 종업원 대신 판매를 전담하는 자판기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지난해 국내 자판기 시장은 10% 성장한데 이어 올해 상반기도 동일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한국자동판매기공업협회는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