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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서지 않겠다"던 트럼프, 캐나다·멕시코 '관세면제' 시사

이준기 기자I 2018.03.06 08:35:17

공화당 서열 1위 폴 라이언 "백악관 이 계획 철회하라 촉구中"
트위터에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 협정 서명 땐 관세 철회"
뉴욕증시 비교적 큰 폭 상승..다우지수 등 3대 지수 1%대 전진

사진=AP뉴시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여당인 공화당의 거센 반발에도,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부과 결정을 철회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다만, 현재 진행 중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면제를 시사, 관세부과 방안을 조금이나마 완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로 인해 뉴욕증시는 1%대 상승세를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을 방문 중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관세부과 방침과 관련,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역 측면에서 우리나라는 친구든, 적이든 간에 사실상 전 세계 모든 나라에 의해 속아왔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아야만 한다”고 했다. 트럼프는 지난주 수입산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의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르면 이번주말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할 방침이다.

또 가장 거세게 저항하는 유럽연합(EU)을 겨냥, “우리는 거기서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다. 그들은 관세보다 심한 무역장벽, 그리고 관세도 갖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미국에) 뭔가를 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그들이 수출하는 유럽산 자동차에 세금을 매길 것”이라고 재차 위협했다.

‘자유무역’을 정책 근간으로 삼는 여당인 공화당의 반발에도, ‘마이웨이’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이날 성명을 내어 “우리는 무역 전쟁의 결과를 극도로 걱정하고 있고, 백악관에 이 계획을 추진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며 관세부과 철회를 거듭 요구했다. EU는 현재 미국 대표적 브랜드들에 대한 대규모 보복관세를 준비 중인데,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라이언 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에서 생산된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 소속 공화당 의원들도 ‘관세 반대’ 연판장을 돌리며 “관세는 불공정하게 수입된 물품에 대해서만 매겨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행히 트럼프는 나프타 재협상 대상국인 캐나다·멕시코에 대해 ‘면제’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는 “나프타는 재앙”이라며 “만일 미국 노동자들, 미국인들에게 공정한 (나프타) 거래를 만든다면 그것은 우리가 협상할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위터를 통해서도 “만일 새롭고 공정한 나프타 협정이 서명될 때에만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철회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CNBC 방송은 “적어도 멕시코, 캐나다 두 나라에 대해선 새로운 관세 조치를 백지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했다. 일각에선 미국과·캐나다·멕시코 3국이 이날 멕시코시티에서 진행 중인 7차 나프타 재협상의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한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나마 무역전쟁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뉴욕증시는 이날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336.7포인트(1.37%) 상승한 2만4874.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각각 29.69포인트(1.10%)와 72.83포인트(1.00%) 뛴 2720.94와 7330.70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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