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국내 철강시장에서 수입 철강재의 점유율이 4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철강재 수입량은 171만 6000t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4.5% 증가했다. 철강재 수입 증가 현상은 작년 11월부터 10개월 내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8월 누계 수입량은 1481만t이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했다.
중국산 제품이 국내 시장을 빠른 속도로 파고든 영향을 받았다.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올해 1∼8월 862만 5000t으로 작년보다 31.1%나 늘었다. 국내로 들어온 수입 철강재 물량의 절반 이상인 58.2%가 중국제품이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수입 철강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39.8%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23.2%를 차지했다.
이와 관련 철강협회 관계자는 “주요 철강 생산국 중에서 자국 시장의 수입재 점유율이 35%를 넘는 경우는 우리나라 외엔 없다”며 “이런 상황을 지속하면 국내 철강업의 생존이 위태롭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이 2002년 전 세계 업체를 상대로 철강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발동했을 때 수입재 점유율은 30% 수준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자국 내 철강 생산설비가 과도하게 늘어나면서 남는 물량을 외국에 헐값에 팔고 있으며, 세계 철강시장의 공급과잉과 가격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국내업체는 중국산 탓에 가격 하락 압력뿐 아니라 저품질 철강재나 진품으로 위장한 가짜 제품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덤핑 제품이나 불량·위조제품 등을 당국에 제소·고발하고 있지만, 수입 증가세는 그칠 줄 모른다”며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나머지 철강사는 버티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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