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강남권 주택가격의 폭락 가능성은 낮지만 조정국면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삼성증권은 1일 "과거와는 달리 강남 부동산 불패신화는 막을 내리고 있는 분위기"라며 "가격하락에 따른 매수접근 보다는 당분간 관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강남권 아파트 중에서도 재건축 아파트가 가격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소형평형 의무비율, 재건축허용 연한 유지 등 재건축 관련 규제로 사업성이 불투명해진 점을 가격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삼성증권은 "몇년전만 해도 재건축은 사업추진 단계별로 아파트 값이 올랐지만, 최근엔 개발호재에도 불구하고 가격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대표격인 은마아파트의 경우 지난 3월 안전진단 통과 후 오히려 하락세가 본격화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또한 일부 재건축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위해 매도호가를 낮춰 매각하려는 것도 가격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은 "작년초 서울시의 `한강 르네상스 개발계획`에서 공공시설 용지확보를 위해 재건축 기부체납 비율을 최소 25%로 높여 사업성이 크게 낮아진 점도 가격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잠실지역 재건축에 따른 기부체납비율이 대략 7%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높아진 것으로 사업성 악화로 투자수요가 위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최근 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의 공급도 강남권 수요를 흡수해 강남권 주택가격이 단기간에 반등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가 강남권 수요를 대체하기 위해 공급한 서초 우면·내곡지구, 강남 세곡지구 등의 보금자리주택을 인근 시세의 70%선에서 공급했고, 서울 송파구 거여·장지동과 경기 성남시, 하남시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위례신도시도 향후 시장안정에 영향을 미칠 요인이라고 꼽았다.
노두승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강남권 주택시장은 현재 투자수요의 급감으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투자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적정수준까지 가격이 하락하거나 조정기간이 어느정도 지났을 경우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노 연구위원은 그러나 "강남권 재건축은 높아진 기부체납 비율 때문에 사업성이 크게 나빠진 점을 고려해 가격동향과 수익가능성 여부를 잘 살핀 후 신중히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투자를 하더라도 단기수익 가능성은 배제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