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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는 사람에게 “주고엔 고짓센(15엔 50전)”을 발음하라거나 “에도 시대 노래를 불러 보라”고 요구한 뒤 발음이 서툴거나 즉각 대답하지 못하면 “조센징(조선인)이다”라고 외치며 집단 린치를 가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기관지 독립신문은 이때 숨진 조선인이 6661명이라고 보도했다.
2. 1931년 7월 1일과 2일 중국 지린성 창춘현 완바오산 인근에서 수로 공사를 둘러싸고 시비를 벌이던 중국인 400여 명과 조선인 200여 명이 충돌했다. 숨진 사람은 없었으나 조선일보가 일본 영사관 말만 듣고 “중국인 습격으로 많은 조선인이 살해됐다”고 오보를 냈다. 흥분한 서울·인천·평양 시민들은 화교 거주지로 몰려가 불을 지르고 폭행했다.
일주일간 사망자가 109명, 부상자 163명, 행방불명자가 63명에 이르렀다. 사망자 중에는 임신부와 갓난아이까지 있었다. 재산 피해도 지금 화폐 가치로 320억원에 달했다. 일본에서도 조선인이 중국인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동아일보는 “허무한 선전에 속지 말라”는 사설을 실었고 조선일보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민족지도자와 사회단체 등은 중국 정부와 화교에 사과하는 동시에 피해자를 위문해 성금을 전달했다. 중국 국민당과 윤치호 등은 몇 가지 의심스러운 정황을 토대로 “일제가 민족 감정을 자극해 만주사변을 일으키는 데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3. 2012년 여름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회원들이 도쿄 한류 거리인 신오쿠보와 아키하바라 등에서 반한 집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들은 재일동포들이 부당한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펼치며 혐오 발언(헤이트 스피치)을 내뱉는가 하면 한인 상점 영업을 방해하고 조선학교 여학생의 치마저고리 교복을 찢는 등 횡포를 부려왔다.
일부 출판계와 언론계도 편승해 관련 서적과 보도를 쏟아내는 등 혐한 분위기를 부추겼다. 일본의 법원과 지자체가 배상 판결하고 헤이트 스피치 금지 조례를 제정하면서 시위는 잦아들었으나 재특회는 표현의 자유를 내세우며 반발하고 있다.
4. 2026년 6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중국 공안이 아닌지 확인하겠다”면서 경찰관들의 얼굴을 무단 촬영하던 여성은 경찰에게 욕하고 침을 뱉었다가 체포됐다. 이곳의 일부 시위 참가자는 “중국이 부정선거에 개입했다”거나 “중국 공안이 경찰에 섞여 있다”고 주장하며 경찰과 취재진 등을 상대로 불법 검문과 폭행을 일삼고 있다.
재특회와 유사한 성향을 띠는 반중 커뮤니티들은 주한 중국인들이 세금, 은행 대출, 대학 입학 등 수십 가지나 되는 특혜를 누리고 있다는 거짓 주장을 유포하며 혐중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서울 명동의 중국대사관 앞과 대림동 차이나타운 등지에서는 걸핏하면 ‘멸공 페스티벌’이란 이름의 혐중 시위가 벌어진다.
가짜뉴스로 갈등을 부추기고 중국 이주민이나 관광객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양국 관계는 물론 국익을 심각하게 해치는 일이다. 백번 양보해 아무리 동북공정과 한한령 등으로 중국인에 대한 감정이 나빠지고 중국 패권주의가 우려스럽다고 해도 “한국말 못하는 거 보니까 중국인 맞네”라거나 “중국인이니까 패도 되죠”라고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고 범죄다.
1세기 전 간토대지진이나 만보산 사건 때는 미디어와 통신이 발달하지 못해 일제가 유포한 괴담에 군중이 휩쓸렸다고 해도 이제는 전 세계가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시대다. 월드컵 축구 경기장에서 멕시코 관중은 한국인 팬을 향해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다가 협회장 자리에서 물러났고 일명 비니시우스법에 따라 입을 가리고 말하던 선수가 벌써 두 명이나 퇴장당했다.
언제까지 후진적·비인도적·비이성적·비문명적인 외국인 차별, 이주민 혐오를 자행할 것인가. 재일동포들의 공포와 울분에 조금이라도 공감한다면 중국에 사는 동포를 잠깐만이라도 걱정한다면 이래서는 안 된다. 완바오산 사건 같은 비극이 또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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