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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군산CC에서 열린 ‘데이비드 맥클레이 키드와 함께하는 한국 골프코스의 미래’ 행사에서 만난 키드는 “한국 골퍼들이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골프장을 만들고 싶다”며 “골프를 치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는 목적지 골프장(Destination Golf)을 군산에서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벤든 듄스는 세계 골프장 설계의 흐름을 바꾼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미국의 골프장이 주택 개발과 함께 조성되는 경우가 많았다면, 벤든 듄스는 ‘골프를 위해 여행을 떠나는 골프장’이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지금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골퍼들이 한 번쯤은 찾고 싶은 골프 여행의 성지로 자리 잡았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키드는 어린 시절 골프장 그린키퍼였던 아버지를 따라 코스에서 자라며 자연스럽게 골프와 코스 관리, 설계를 익혔다. 이후 벤든 듄스를 비롯해 세인트앤드루스 링크스 캐슬 코스, 미국 오리건주의 테더로우, 워싱턴주의 갬블 샌즈 등을 설계하며 세계적인 링크스 코스 디자이너로 명성을 쌓았다.
그의 설계 철학은 화려한 조형물이 아니라 자연이다.
키드는 “좋은 골프코스는 자연을 존중해야 한다”며 “아름다운 풍경을 최대한 살리고 원래 그 땅이 가진 모습을 골퍼들이 그대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집과 집 사이를 지나가는 골프장이 아니라 골프 자체가 목적이 되는 코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골프를 치기 위해 여행하는 사람은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다. 정말 좋은 골프장이라면 거리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골퍼들은 특별한 경험을 찾아 움직히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군산CC에 새롭게 조성될 코스는 스코틀랜드 링크스의 철학을 담되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다. 페어웨이는 넓게 만들어 아마추어의 부담을 줄이고, 대신 전략적인 공략 루트와 위험 요소를 배치해 프로 선수들에게는 높은 난도를 제공할 계획이다.
키드는 “좋은 골프장은 실력에 따라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아마추어에게는 자신감을, 프로에게는 끊임없는 고민을 안겨주는 코스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군산CC가 이번 프로젝트에 나선 이유는 단순히 새로운 코스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다. 국내 명문 골프장을 넘어 해외 골퍼들이 일부러 찾는 아시아 대표 골프 관광지로 도약하기 위한 장기 전략이다.
군산CC는 최근 KPGA 투어 군산CC오픈에서 대회 수익을 총상금에 더하는 ‘팬 참여형 상금 제도’를 도입하며 국내 골프계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었다. 이번 리모델링 역시 골프장의 경쟁력을 넘어 지역 관광과 골프산업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에서 출발했다.
리모델링이 완료되면 군산CC는 단순히 라운드를 즐기는 골프장이 아니라 숙박과 관광, 국제대회 개최까지 아우르는 복합 골프 리조트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국내 골퍼는 물론 일본과 중국, 동남아시아, 나아가 세계 각국의 골퍼들이 ‘골프를 치기 위해 일부러 찾는 골프장’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키드는 “위대한 골프장에는 반드시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며 “골퍼는 탐험가다. 홀마다 새로운 전략을 고민하고, 다시 찾고 싶은 기억을 만드는 것이 좋은 골프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것은 유행을 따르는 골프장이 아니라 100년이 지나도 가치가 인정받는 골프장”이라며 “군산에서 아시아 최초의 벤든 듄스 스타일 코스를 선보여 한국 골퍼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골프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군산CC의 도전이 성공한다면 한국에도 ‘골프를 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찾아가는 골프장’이 처음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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