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린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명확히 하자면, 이는 연간 수수료가 아니라 청원에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로,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인 기존 H-1B 비자 소지자에게는 재입국 시 10만 달러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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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기존 H-1B 비자 소지자는 평소와 동일한 범위에서 출국 및 재입국이 가능하다”며 “어제 발표된 행정명령은 기존 재입국 권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H-1B 비자 신청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 미만에서 10만 달러로 인상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효력은 오는 9월 21일 새벽부터 발생하며, 1년 뒤 만료될 예정이지만 필요 시 연장될 수 있다.
해당 조치가 발효 하루 전 발표되자 H-1B 비자로 해외 인력을 채용한 빅테크 기업들은 부랴부랴 직원들에게 복귀 및 출국 자제 권고를 내리는 등 혼란이 야기됐다. 인도 정부는 이번 조치가 자국 IT 인력과 가족들에게 인도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공식 표명했다. H-1B 비자 소지자의 70% 이상이 인도 출신이다.
백악관이 해명에 나섰음에도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큰 상태다. 러트닉 상무 장관은 전날 기자들에게 “이 수수료가 매년 부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레빗 대변인의 설명과 반대되는 이야기다. 갱신 비자 적용에 대해서도 레빗 대변인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AP통신은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가 ‘수수료는 일회성이 맞지만, 갱신 비자에 수수료 적용 여부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이민 변호사들은 행정명령이 신규 신청자와 기존 비자 소지자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추가 지침 없이는 소송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 이민위원회의 애런 라이클린-멜닉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오늘 중으로 명확한 지침을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혼란이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JP모간 등 H-1B 비자 소지자를 다수 고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이번 조치가 명확해질 때까지 해외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아마존은 H-1B 비자의 배우자와 부양가족(H-4 비자 소지자)에게도 미국에 머물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H-1B 비자 제도가 미국 내 고임금·고숙련 일자리를 외국 인력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만들고, 그 결과 임금 하락과 미국인 근로자의 일자리 감소를 초래했다는 지지층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행정 명령에는 노동부 장관에게 H-1B 프로그램의 임금 수준을 재조정하고, 고숙련·고임금 근로자를 우선 선발하는 규정 제정을 시작하라고 지시한 내용도 포함됐다.
H-1B 비자는 최소 학사 학위가 필요하며, 고급 IT 기술직 채용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제도가 미국 내 고급 일자리를 외국 인력으로 대체하고, 임금 하락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빅테크 H-1B 비자 승인 건수는 2025 회계연도 상반기 기준 아마존 1만044건, MS 5189건, 메타 5123건, 애플 4202건, 구글 4181건 순으로 나타났다.
백악관은 이번 조치가 “미국 노동자들이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들에 의해 대체되고 있는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1B 비자 소지자 중 IT 노동자의 비중은 2003 회계연도 32%에서 최근 65% 이상으로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00만 달러(약 14억원)를 내면 미국 시민권 취득 길이 열리는 ‘골드카드’ 비자 프로그램을 만드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개인이 100만 달러를 내거나, 법인이나 단체가 200만 달러를 직원 한 명에 스폰하는 경우 발급되는 신속 이민 비자 프로그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