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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메타가 27일(현지시간) 열리는 ‘메타 커넥트 콘퍼런스’ 행사에서 새 챗봇을 공개할 것이라고 24일 보도했다. 그간 내부 테스트를 거친 메타 챗봇은 이용자와 상호 작용은 물론 코딩 기능 등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 챗봇이 챗GPT(오픈AI)나 바드(구글) 등 경쟁자들과 가장 차별화하는 지점은 ‘페르소나’(인격·가면)라는 별명대로 각각의 챗봇이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WSJ가 입수한 내부문서에 따르면 ‘로봇 밥’이란 챗봇은 건방짐을 콘셉트로 잡았다. “질문을 해봐. 그런데 입에 발린 답변을 기대하지 마”라고 이용자를 쏘아붙이는 식이다. ‘외계인 앨빈’이란 챗봇은 지구인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외계인이란 콘셉트로 질문을 받는 대신 역으로 이용자의 생각이나 경험 등을 물어보는 데 특화돼 있다. 메타는 페르소나를 수십개 개발할 계획으로 유명인이나 크리에이터가 자신만의 챗봇을 개발하는 서비스도 준비했다.
그간 메타는 오픈AI나 구글 등에 비해 AI 챗봇 개발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앞서 내놓은 ‘블렌더봇’은 인종 차별 발언을 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검열돼 알맹이 없는 답변을 내놓는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페르소나는 재미를 원하는 젊은 이용자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메타에서 임원을 지낸 메가나 다르는 “메타의 신제품 전략은 전반적으로 이용자 참여도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그들은 광고를 노출할 기회를 늘리기 위해 이용자가 더 오래 플랫폼에 머물길 원한다”고 말했다. 외계인 앨빈의 경우 이용자의 답변을 유도해 이용자들의 관심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맞춤형 광고를 더욱 고도화하려는 의도도 숨겨졌다.
다만 프린스턴대 연구진 등이 올 초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AI 챗봇에 캐릭터를 주면 부적절하거나 공격적인 답변을 내놓을 위험성이 더 커진다. AI의 편향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WSJ는 메타 내부 테스트 과정에서도 갤빈이란 챗봇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외설적인 답변을 생성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