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같은 사건, 이제 불가능" 한동훈, 이번주 공개변론 직접 등판

이배운 기자I 2022.09.25 12:12:06

이의신청에 드러난 의혹…검수완박선 불가능
'고발인 이의신청권' 배제로 사건 암장 우려
韓,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서 직접 변론 예정
"법안 문제점 헌재와 국민들께 잘 설명할것"

[이데일리 이배운 성주원 기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의 위헌성을 따지는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공개변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례적으로 권한쟁의심판정에 등장해 직접 변론에 나선다. 한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도 검수완박에 따른 부정부패 수사 차질에 우려를 표하는 등 공개변론을 앞두고 검수완박의 문제점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성남FC 의혹 같은 사건, 검수완박 이후엔 불가능해져”

한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질의에 답하며 “고발인 이의신청 하에 진행되는 성남FC 의혹 같은 사건은 검수완박 시행 이후에 불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성남FC 의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시절 두산건설로부터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유치하고 그 대가로 두산(000150)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 변경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지난 2018년 이 의혹에 대한 고발장을 받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대가성을 찾지 못했다”며 불송치 결정했다. 이에 불복한 고발인들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보완수사가 진행됐고 결국 제3자 뇌물공여 혐의가 있다는 새로운 결론이 나왔다. 고발인 이의신청의 순기능이 확인된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지난 10일 검수완박 법안이 전격 시행되면서 고발인 이의신청권은 사라졌다. 무고성·정치성 고발 남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는 취지라는 게 법안을 발의한 민주당 측 설명이다.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환경범죄처럼 피해자를 특정하기 어려운 사건이나 피해자가 스스로 고소하기 어려운 사건은 시민단체 등 공익적 대리인이 주로 고발하는데 이런 사건이 불송치되는 경우 재검토할 장치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경찰 수사의 문제점을 재검토하고 수사를 촉구하는 장치가 사실상 사라지는 데 그 취지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공익사건이나 사회적 약자 보호가 필요한 사건에 대한 관심마저 암장(暗葬)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원석 검찰총장도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 내부 고발 등 공익신고 사건에서 국민의 재판절차 진술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제도 부활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법무장관 직접 변론 이례적…“국민 피해 최소화 위해 최선”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을 공동 청구한 법무부와 검찰은 오는 27일 열리는 첫 공개변론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법무부는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 시행령을 통해 검찰의 수사 권한을 되돌려놨지만, 고발인 이의신청 제도는 개정 여지가 없어 복원하지 못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검수완박법의 국회 통과 과정에서 상임위원회 안건조정절차 위반, 본회의 무제한 토론 형해화, 본회의 상정안과 무관한 수정동의한 제출·표결 등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수사 개시 대상 범죄가 축소돼 수사권이 침해됐고, 경찰의 수사 없이는 기소할 수 없는 만큼 소추권도 침해된다고 보고 있다.

한 장관은 이례적으로 이날 변론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그만큼 검수완박 법안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검수완박의 문제점을 헌재와 국민들께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잘못된 법률에 따른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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