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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여행업계가 도산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주요 여행사의 직원 연봉도 반 토막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1인당 급여는 2019년에 비해 절반가량 불어든 1800만원(이하 연봉 3600만원)), 2300만원(4400만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노랑풍선은 3700만원에서 1800만원, 참좋은 여행은 4100만원에서 2300만원, 세중은 3800만원에서 2800만원으로 감소했다.
여행업 상장사 6곳 가운데 레드캡투어가 5100만원에서 5천만원으로 가장 작게 줄었다. 레드캡투어는 지난해 여행업은 부진했지만, 렌터카사업이 선방했다.
◇주요 여행사, 비용 감축 위해 직원 내보내
주요 여행사 직원의 연봉이 줄어든 것은 근무 일수가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적이 악화된 여행사들은 비용 감축을 위해 직원들의 유·무급 휴직을 단행했다.
실제로 하나투어는 지난해에만 1147억원의 적자를 냈다. 창사 이래 최대 적자였다. 매출은 1096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이상 감소했다. 이에 하나투어는 지난 1월 조직효율화를 명목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희망퇴직 대상자는 2300명 중 1000명에 달했다.
하나투어와 함께 여행업계를 양분하던 모두투어의 사정도 마찬가지. 모두투어의 지난해 잠정 실적은 연결기준 매출 548억원, 영업적자 212억원. 2019년 2972억원이던 매출은 81.5% 급감했고 32억원이던 영업이익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모두투어 또한 지난해 8월부터 직원 1100명 중 90% 이상이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이어 오는 8월까지 무급휴직을 연장했다.
하나투어의 지난해 말 직원 수는 2천226명으로 전년 말보다 11.0%(274명) 줄었다. 같은 기간 모두투어 10.5%(122명), 노랑풍선 19.5%(108명), 참좋은여행 9.6%(36명), 세중 17.3%(22명), 레드캡투어 29.8%(113명)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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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호텔 등 자산 매각 “몸집 줄여라”
여행사들은 실적 부진 속에 자산 매각 등을 통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한 차례 무산된 본사 매각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 하나투어의 계열사인 마크호텔이 운영하는 티마크호텔명동과 티마크그랜드호텔 중 티마크호텔명동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하나투어 본사 사옥까지 매물로 내놓았다. 하나투어는 최근까지 보유 중인 서울 종로구의 하나빌딩 하층부 54%에 대한 매각 작업을 벌여왔다. 매각은 한 차례 무산됐지만, 현재 상층부 소유주와 함께 빌딩을 통매각하기로 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건물 일부가 아닌 통매각인 만큼 매수자 확보는 이전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CJ그룹과의 합작법인인 월디스투어도 최근 청산했다. 월디스투어(옛 CJ월디스)는 2008년 CJ와 하나투어가 각각 32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여행사다. 월디스투어는 CJ그룹 내 해외 출장이나 해외 박람회 등 비즈니스 여행을 도맡으며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여행업계가 어려움에 부닥치자 양사는 결국 사업을 접기로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두투어도 자회사인 자유투어를 인수 6년 만에 다시 매각하기로 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최근 대만과 팔라우가 트래블 버블 협정을 맺는 등 해외여행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도 “하반기부터 조금씩 영업이 정상화될 것을 고려해 조금씩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