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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XF 2.0d 포트폴리오 시승기 - 럭셔리 비즈니스 라운지를 스포츠카에 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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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기자I 2016.07.02 12:41:16
[이데일리 오토in 김학수 기자] 재규어에게 있어 XF는 무척이나 중요한 모델이다. 재규어 XF가 2007년 데뷔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재규어의 성장을 이끌었다. 누적 판매는 30만 대에 가깝다. 단순히 재규어 XF 단일 모델 외에도 재규어 브랜드 전체 판매량 증가에도 큰 영향을 줬다.

재규어는 XF 이후 새로운 도전과 라인업 리뉴얼이라는 시대적 숙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며 체질 개선과 경영 환경 변화라는 특이점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예전처럼 시선을 끄는 모델이 XF 하나에 그치지 않고 프리미엄 콤팩트 모델 XE와 SUV 모델 F-페이스까지 더해지며 재규어의 성장세는 가속이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디자인과 상품성은 물론 차체부터 새롭게 제작한 XF의 풀 체인지 모델은 ‘뉴 재규어 시대’ 2막을 이끌 존재로서 어떤 면모를 보일까?

8년만에 풀 체인지 된 XF는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4,954mm, 1,880mm, 1,457mm로 기존보다 전장을 10mm 가량 줄였으나 전폭을 5mm 가량 늘렸다. 수치적인 변화가 있다고 하지만 사실 시각적으로 단 번에 파악하기란 어려울 만큼 미비한 수준이다. 여기에 실내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휠 베이스는 50mm를 늘려 2,960mm에 이르게 됐다. 이 외에도 전후 무게 배분을 이상적인 50:50으로 정리하고 인텐시브 모노크크 플랫폼과 리벳 본딩 기술을 통해 공차 중량을 190kg 가량 덜어냈다.

낮게 웅크린 재규어의 우아함

재규어 XF는 말 그대로 ‘재규어의 존재감’을 드러낸다. 브랜드 자체적으로 우아한 다이내믹(고성능)을 지향하는데 화려한 장식을 더하기 보다는 단조로우면서도 하나의 덩어리가 구현하는 이미지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꺾고, 파내고 하는 디자인 기교를 최소로 줄이고 유려하게 흐르는 곡선을 기반으로 우아한 자태를 자아낸다.

또 다른 재규어, 그리고 지금의 모든 재규어들과 마찬가지로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진하게 풍기는 전면 디자인은 헤드라이트에서 방점을 찍는다. 재규어의 J를 떠올리게 하는 헤드라이트 디테일은 우아함과 차분함을 내포하고 이를 통해 재규어가 지향하고자 하는 럭셔리 브랜드의 감성과 소비자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섹시함을 풍긴다.

특히 낮게 깔린 보닛은 재규어 XF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라 할 수 있다. 지면과 가까운 보닛과 보닛 위의 역동적인 라인은 재규어 XF가 어떤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는지, 그리고 재규어가 원래 어떤 브랜드였는지 다시 한 번 설명해주는 부분이다. 대신 절제되어 있는 이 미학으로 젊은 세대를 감동시키기엔 아직 재규어가 젊은 소비층과 괴리가 있는 듯 하다.

절제된 미학은 전면에 그치지 않고 측면에서도 이어진다. 볼륨감을 살린 숄더 라인은 거침 없이 후면으로 이어지고 프론트 펜더 뒤쪽으로 가니시를 더해 재규어 고유의 감각을 살렸다. 낮은 전고 덕에 더욱 유려한 실루엣을 완성한 루프 라인과 측면으로 살짝 돌출된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실루엣 등은 XE에서도 볼 수 있는 디테일로 브랜드 고유의 하나된 감각을 선사한다.

후면은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잇는 듯한 가니시를 더해 차체의 안정감을 강조했고, 트렁크 리드는 리어 스포일러를 대체하려는 듯 끌을 끌어 올렸다. 다만 양끝으로 갈수록 눈꼬리를 내린 듯한 이미지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디자인은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 ‘시선을 집중시키는 강렬한 이미지’로 보기엔 어려움이 있다.

럭셔리 비즈니스 라운지를 옮겨오다

XF의 실내 공간은 럭셔리한 비즈니스 라운지를 보는 듯 하다. 랩 어라운드 구조에 여러 재질을 겹겹이 채워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대시보드는 평평하게 다듬어 안정된 이미지를 강조했고, 센터페시아와 각종 조작부토 간결한 구성과 절제미가 느껴진다. 대신 대시보드의 금속 패널 표현을 독특하게 마감하며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재규어 고유의 디자인이 적용된 스티어링 휠과 낮은 시트 포지션과 루프 라인은 단 번에 재규어에 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개인적으로 우드 패널을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재규어 XF는 우드패널을 도어 트림 상단과 센터 터널 위에만 작게 배치한 덕에 전반적으로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자리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패널은 와이드한 비율이 돋보인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는 물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이 터치감도 좋은 편이고 한글화도 높은 완성도를 자랑해 국산차량에 버금갈 정도다. 다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최적화나 CPU의 문제인지 사용 도중 흔히 ‘굳는다’고 표현하는 프리징 현장이 발생했다.

한편 재규어 XF는 디지털 계기판을 적용해 다양한 테마에 맞는 계기판 이미지를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주행 상황과 관련 정보를 명료하게 표현하는 테크니컬 테마를 무척 선호했는데 사브의 나이트 모드만큼이나 주행 정보를 절제하는 테마도 있어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계기판 화면에 내비게이션 화면을 중점적을 띄울 수도 있다.

다섯 명이 앉을 수 있는 시트 구성을 살펴보면 ‘스포츠 세단’의 지향점을 명확히 이해됐다. 1열 시트의 경우 특별한 디자인이 더해진 것도 아니고 지원하는 기능이 풍부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막상 시트에 몸을 기대보면 정말 어떤 상황에서도 꾸준히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이 느껴진다.

2열 공간은 늘어난 휠 베이스 덕분에 성인 남성이 넉넉한 레그룸을 누릴 수 있으나 시각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다소 답답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키가 큰 탑승자의 경우에는 2열 공간의 헤드 룸이 다소 비좁게 느껴질 수 있다.

트렁크의 적재 용량은 505L로 경쟁 모델들과 비교 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 차체가 낮아서 트렁크게 짐을 적재하고 내릴 수 있을 듯 하다. 그러나 막상 트렁크 게이트의 형상이나 입구의 크기가 작은 점이 아쉽게 느껴진다. 2열 시트는 40:20:40의 비율로 폴딩 기능을 제공하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재규어의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인제니움 디젤 엔진

보닛 아래 자리한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XE와 같은 것으로 출력과 효율성이 뛰어나다. 최고출력 180마력과 43.9kg.m의 최대 토크는 동급 디젤 엔진 중에서도 무척 우수한 수준이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를 조합해 후륜으로 전달한다. XF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단 8.1초 만에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229km/h에 이른다. 한편 정부 공인 연비는 14.2km/L(도심 12.6km/L 고속 16.8km/L)다.

달리는 럭셔리 비즈니스 라운지

시트에 몸을 맡기도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다이얼 방식의 드라이브 셀렉터가 솟아 오르며 XF의 시작을 알린다. 차량 상태 때문인지 일전에 시승한 XE에 비해 엔진 소음이 조금 더 유입되는 기분이나, 동급의 경쟁 모델과 비교한다면 이미 충분히 정숙한 엔진이다. 시트 위치를 조절하고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다.

인텐시브 알루미늄 섀시를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1,800kg를 웃도는 무게는 사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인제니움 엔진은 그 무게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매끄럽게 가속했다. 인제니움 엔진은 비교적 높은 토크와 뛰어난 완성도를 자랑하는 만큼 XF에도 충분히 매력적인 퍼포먼스를 완성할 수 있었다. 조금 더 빠르고 과격한 힘이 있었으면 하지만 XF가 지향하는 방향을 고려하면 지금 상태로도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게다가 인제니움 엔진처럼 허용 RPM이 경쟁 모델보다 낮은 경우에는 가속 및 운행 상황에서 낮은 RPM으로 답답함을 느낄 수 있을텐데 재규어 XE가 그랬듯 XF 역시 낮은 RPM에 얽매이지 않고 운전자에게 ‘만족할 수 있을 주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서 엔진에 대한 불만이나 걱정, 우려는 사라진다.

엔진이 만족스러웠다면 엔진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8단 자동 변속기에도 만족하게 된다. 듀얼 클러치 변속기만큼이나 날카롭고 빠른 반응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XF가 스스로를 설며할 때사용하는 ‘비즈니스 세단’으로서는 충분하다. 을 자랑하기 보다는 또 한편으로는 대중적이면서도 일상에서의 주행에 집중한 것 같다.

특히 변속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을 때에는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대한 반응마저 빨라지며 과연 ‘내가 디젤 세단에 타고 있는 게 맞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볼 정도다. 과연 디젤 엔진이 이정도 완성도를 자랑하는 것도 힘들텐데 엔진 외에도 변속기나 차량 전반에 걸쳐 매력을 뽐냈다.

스포츠카 브랜드를 자처하는 재규어지만 XF의 움직임은 무척 나긋하다. 드라이빙 모드를 레이스로 바꿀 때까지는 동급 모델 중에서도 뛰어난 승차감과 정숙성을 자랑했다. 서전륜 서스펜션이 더블 위시본 타입의 서스펜션을 쓴 만큼 기본적인 만족감은 물론 노면 상태가 급변해도 실내 공간의 편안함을 그대로 유지된다.

기본적인 움직임은 고급스럽게 꾸며졌으나 다루는 즐거움을 잊지 않았다. 조향에 대한 피드백과 전륜의 움직임 그리고 이에 따른 후륜의 추종성까지 무엇 하나 빠지는 게 없다. 게다가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 즉 RPM을 높이며 달리는 상황에서도 XF는 완성도 늪은 주행을 선사하며 그 경쟁력을 드러낸다.

한편 XF는 우수한 효율성으로도 인상적인 장면을 만이 만들러줬다. XF를 시승을 시승을 하며 두 차례 구간 별 연비를 확인했었는데 평균 주행 속도가 낮은 도심 주행에서는 리터당 14km,를 기록했다. 한편 일반 시승 기간 동안 누적된 연비의 경우에는 리터당 18.2km에 이르며 효율성에서도 결코 쳐지지 않음을 드러냈다.

좋은 점

출력과 효율성 그리고 품질까지 우수한 파워트레인 조합은 XF에게 빼놓을 수 업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안좋은 점

전체적인 패키징은 좋으나 가격적인 부분에서 다소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

고급스러운 라운지를 품은 재규어

8년 만에 다시 태어난 XF는 뛰어난 파워트레인과 완성도 높은 다양한 기능들을 담아내며 상품성까지 끌어 올렸다. 경쟁 모델들 사이에서 고유의 존재감을 뽐내고 뛰어난 상품성을 뽐내고 있는 만큼 재규어 XF는 가치 있는 모델이다. BMW와 메르세데스 벤츠 그리고 아우디가 아닌 또 다른 선택지로서 재규어는 분명 의미 있는 고민을 하게 만드는 존재일 것이고, 그 선봉에는 늘 XF가 서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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