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KTB투자증권은 10일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 합병설이 제기됐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문제가 많다며 주가가 앞서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진단했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해운업황이 계속 안 좋아지는 데다 1위 선사인 머스크(Maersk)마저 조직을 축소하고 설비투자(CAPEX) 연기를 발표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내년도 수요 증가보다 공급 증가가 더 커서 운임이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감률 승수는 2011년 낮아진 후 반등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그는 “생산비와 인건비 등을 이유로 해외에 나간 기업이 다시 자국으로 돌아오는 리쇼어링(Re-shoring), 근검해진 소비자 등 외에도 구조적 변화가 깔려있다”며 “미국은 금융위기 후 임대주택을 선호하는 세대적 현상이 나타나 결국 신규주택 매매가 부진해지고 물동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회복된다 해도 승수가 올라가지 쉽지 않아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 폭이 예전만 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해운업황이 침체되면서 유럽계 최상위선사 주도로 대형화가 이뤄지고 중국 양대 선사가 합병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인수합병(M&A)이 이뤄진다. 머스크 역시 M&A로 성장해왔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이 당연한 분위기로 흘러가곤 있지만 M&A 후 현실적 문제가 많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신 연구원은 “얼라이언스와 선박 재배치 문제 등 운영적 측면 외에도 자금, 정부 지원 정도, 합병 방법, 지주회사 행위 요건 등이 문제될 수 있다”며 “한진그룹 계열사는 물론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주가가 앞서 움직일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두 선사가 합병하면 우리나라 산업구조조정 역사에 큰 사건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현대상선 3분기 실적 발표,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해결 방안, 중국의 CSCL-COSCO 합병 발표 등에 따라 해운 구조조정 방안 윤곽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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