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韓·中 정상 등에 업은 FTA..서비스·투자 '진전' 예상

방성훈 기자I 2014.07.10 09:02:20

정부, 11월 APEC 정상회의前 타결 목표
中 변화만 기대해선 안돼..''초민감품목'' 조율이 핵심
실질GDP 2.3%↑..서비스·투자 분야 기대효과 大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 공동성명서에 ‘연내 타결 노력 강화’를 명시한데다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 타결’을 재확인한 만큼 협상테이블에서 양국협상단의 태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다음 주 개최되는 12차 협상부터 개방률을 높이는 노력을 지속하면서도 개방 품목의 관세 철폐 기간을 단축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서비스·투자와 규범 등 상품 이외 부문의 협상도 최대한 진전시키겠다는 방침이다.

◇ 한·중 FTA 11월 APEC 정상회의전 타결 목표

산업통상자원부는 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대구에서 한·중 FTA 제12차 협상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협상은 한국과 중국이 정상회담 이후 얼마나 입장이 변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정부는 오는 11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까지 한·중 FTA 협상을 체결하기 위해 중국 측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정상회담에서 ‘연내 타결 노력 강화’라는 큰 방향을 제시해줬기 때문에 양국 모두 의견 차이를 줄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해 6월 정상회담 때 ‘높은 수준의 포괄적인 FTA 타결’이라는 문구가 이미 포함됐는데, 이를 재확인시켜줬다는 것은 우리 의견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는 의미”라며 “중국 측의 태도 변화를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앞으로의 협상에서 공세적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한편, 품목 수 기준 90%, 수입액 기준 85%의 개방률을 높이도록 주력할 방침이다. 개방률을 높이는 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를 대비해 FTA 발효 후 관세가 철폐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방안도 함께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무 산업부 FTA 교섭관은 “개방률 협상이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더 높일 수 있는지 보면서 관세 철폐 기간을 되도록 단축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관세철폐·교역확대 기대..서비스·투자 분야 기대효과 가장 커

국내 기업에겐 관세 인하 효과가 가장 크다. 또 이에 따른 교역 확대도 기대된다. 박천일 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중국이 내수활성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소비재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한·중 FTA 체결 땐 우리 기업들의 최종소비재 관세율 혜택이 클 것”이라며 “이외에도 보이지 않는 각종 비관세 장벽 및 투자환경 개선 등으로 경쟁력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비스·투자 협정에 대한 기대도 만만치 않다.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정은 현재 기술적인 표현방식 정도를 제외하곤 협정문, 규범·협력 분야 경쟁 챕터, 전자상거래 무관세 등 대부분이 합의된 상태다. 김영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지역무역협정 팀장은 “높은 수준의 포괄적 FTA는 서비스·투자 분야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특히 서비스 분야는 한류 등에 힘입어 빠른 진출을 통한 시장 선점 때 기대효과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이번 12차 협상에서는 상품 뿐 아니라 서비스·투자·규범 및 협력 분야 등 전 분과에 걸쳐 포괄적이고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비스·투자 분야의 협상이 상당히 진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교섭관은 “서비스 분야 자유화를 위한 규범 규정 등 협정문에서 양국이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을 없애나가는 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경제연구원은 중국과 FTA 체결시 국내총생산(GDP)이 2.3%(17조9000억원) 증가하고, 제조업에서 26억달러의 무역흑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고용도 약 33만명 가량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 中 변화만 기대해선 안돼..‘초민감품목’ 조율이 핵심

그러나 한·중 FTA 연내 타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변수는 양국의 초민감품목에 대한 태도 변화다. 한국은 쌀을 비롯한 주요 농산물을, 중국이 석유화학·기계·철강 등 제조업 품목을 초민감품목에 포함시키고 있다.

김영귀 팀장은 “중국의 태도 변화만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리 측에서도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천일 실장도 “초민감품목을 자꾸 묶어두려고만 하니까 해법이 보이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도 일부는 양보해야 현실적으로 연내 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 실장은 이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 농수산물 개방은 더 이상 할 수 없다”며 “다만, 다른 분야에서 기대 수준을 낮추거나 조정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