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상임고문이 새누리당의 국정원 국정조사 무력화 시도에 굴하지 말고 장외투쟁을 불사하는 등 강한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중진(5선)의원으로, 온건·합리파로 분류되는 정 고문이 ‘국정원 정국’에서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을 주문한 것이 어떤 결과로 반영될지 주목된다.
정 고문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저 사람들이(새누리당) 국정조사를 통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할 의지가 전혀 없다”며 “만약에 국정조사가 국민들에게 실망만 주고 아무 성과가 없을 것이 빤히 예상된다면 국정조사를 해서 뭐하냐”고 밝혔다.
정 고문은 이어 “지금쯤 당 지도부로서는 상당히 고심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며 “새누리당의 국정조사 무력화 시도에 그대로 원칙론을 고수하다가 국정조사를 무산시킬 것인가, 아니면 그래도 어떻게 해 보는 것으로 할 것인가 매우 고심해야 할 시점”이라며 당 지도부를 압박했다.
정 고문은 새누리당이 국정조사특위에서 김현·진선미 의원의 제척(사건 당사자를 배제하는 것)을 주장하며 국정조사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두 사람을 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한일간에 축구시합을 하는데 일본이 런던올림픽에서 독도 세리머니를 했던 박종우 선수가 문제가 있으니까 빼라 얘기하면 빼야 되겠나”라며 “가당치 않은 주장이라고 보고, (이번 사안도)비슷한 거라고 본다. 이 두 사람을 제척해야 될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고문은 민주당이 장외투쟁도 불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것도 불사해야 된다”며 “저는 여의도에서 가장 타협을 중시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인데, 타협할 수 없는 게 있다. 민주주의 기본 원리라든지 경쟁 규칙이라든지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